[시선뉴스 이유진 / 디자인 최지민] 지난 9월 2일 막을 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이 금메달을 획득했다. 당시 경기의 승패만큼 이슈가 됐던 것은 손흥민의 군면제 이슈였는데, 이때 92년생인 손흥민은 23살까지 나이 제한이 있는 아시안게임 축구팀에 ‘와일드카드’로 뽑혀 경기에 참여했다.

와일드카드라는 용어는 카드 게임에서 유래했다. 카드게임에서 모든 카드의 대용으로 쓸 수 있는 자유패, 만능패를 와일드카드라고 부르는데, 훌라게임의 조커를 그 예로 들 수 있다. 그리고 이 의미는 컴퓨터 용어, 스포츠 용어로 확장되어 쓰이게 되었다.

먼저 컴퓨터 용어로서 와일드카드는 한 디렉토리 내에 여러 개의 파일이 존재하거나, 파일 이름의 뒷부분을 정확히 알지 못하는 경우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명령어를 의미한다. 그 예로 모든 문자를 의미하는 ‘*’, 문자 하나를 의미하는 ‘?’ 가 있다. 즉 와일드카드를 사용하면 원래 어떤 문자가 있었는지와 상관없이 만능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한편 스포츠 용어로 쓰이는 와일드카드는 출전자격을 획득하지 못했지만 특별히 출전이 허용된 선수, 팀을 말한다. 즉 자격 제한 없이 만능으로 출전할 수 있다는 의미로 확장된 것인데 현재 축구, 테니스, 사격, 체조, 야구 등의 종목에 도입돼 쓰이고 있다.

이 중에서 축구의 경우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처음 연령 제한이 만 23세 이하로 제한하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팀에서 활약할 수 있는 기량이 충분하지만 나이 제한 때문에 출전을 하지 못하는 선수들이 발생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부터 와일드카드 제도를 처음 도입하기 시작했다. 즉 와일드카드가 도입된 이유는 실력이 좋은 선수들을 경기에 출전시키기 위해서인 것이다.

현행 규칙상 올림픽, 아시안게임, MLB 등에 출전하는 선수는 프로와 아마추어에 관계없이 만 23세 이하로 나이가 제한되어있고, 만 24세 이상의 프로 선수는 최대 세 명까지 와일드카드로 참가할 수 있다.

지난 2018 아시안게임에서는 손흥민, 조현우, 황의조 총 3명이 와일드카드로 출전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병역면제를 위한 게 아니냐는 논란이 일기도 했고, 한 선수를 두고 인맥 축구라는 비아냥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은 스포츠에 집중해 정정당당한 결과로 모두의 앞에 보여주는 방식을 택했다.

결과적으로 보면 2018 아시안 게임에서 황의조는 9득점으로 득점왕에 등극했고 조현우는 부상에도 불구하고 든든하게 골문을 지켜냈다. 손흥민은 욕심을 부리지 않고 1골 5도움으로 후배들을 위해 양보하는 훈훈한 모습을 보여줘 대중의 긍정적인 평을 받았다.

결국 와일드카드 3인방은 우려를 잠재우고 경기 내내 훌륭한 플레이를 이끌며 금메달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이들이 보여준 실력은 아시안게임 축구팀이 와일드카드의 정석을 보여줬다는 평을 이끌어냈다. 우리나라는 병역의 의무가 있는 만큼 앞으로도 스포츠에서 와일드카드 차출 문제는 언제든 논란이 생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와일드카드가 다른 목적성보다도 훌륭한 경기를 펼치기 위해 적용된다면 그 논란은 얼마든지 사그라들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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