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태웅] 지난 9월 14일 미국의 팝스타 케샤가 내한공연을 했다. 성소수자 인권을 지지하는 그녀답게 성소수자(LGBT)를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과 그녀의 트레이드 마크 드래그 퀸이 거리에 등장했다. 우리에게는 아직 어색한 과장된 메이크업과 옷차림, ‘드래그 퀸’이란 무엇일까?

드래그 퀸은 ‘여장’을 의미하는 ‘드래그(drag)’와 여왕을 뜻하는 ‘퀸(queen)’이 합쳐진 말이다. 이때 퀸은 남성 동성애자가 스스로를 칭할 때 쓰는 표현이다. 즉 남성이 여장을 한 것을 뜻하며, 대개 사람들을 즐겁게 하려는데 목적이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와 반대로 여성의  남장을 뜻하는 단어는 드래그 킹(drag king)이라고 한다.

[출처_영화 '헤드윅' 스틸컷]
[출처_영화 '헤드윅' 스틸컷]

대게 트렌스젠더나 게이와 동의어로 착각하지만 여기에는 다소 차이가 있다. 트렌스 젠더는 물리적, 심리적 성 정체성이 일치하지 않는 남성이 심리적 성에 부합하는 행위로 여성 의복을 착용하는 것을 말하며 드래그 퀸은 성 정체성의 혼란 없이 여장을 하는 일종의 연기이자 퍼포먼스인 것이다.

사실 개방적인 서구권에서 이들은 동네 게이 클럽이나 성 소수자 페스티벌에서 종종 발견된다. 평소에 정상적인 외형을 유지하다가, 밤 문화를 즐기거나 사람들에게 유희를 줄 목적으로 여장을 하기 때문이다. 

드래그 퀸의 의상은 스커트, 브래지어, 가발, 하이힐, 메이크업 등 여성적인 것들이지만 그들의 여장은 공연적인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유희적이고 과장된 연출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또한 동시에 목젖, 힘줄, 근육, 턱수염, 털 등 남성적인 부위도 그대로 노출하는 경우가 많다. 

드래그 퀸은 주로 쉽게 주목 받고 쉽게 시각적 자극을 줄 수 있는 유명 여성을 모방하는 것이 특징이다. 마돈나,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돌리 파튼, 셜리 맥클레인과 같이 개성 있는 이미지의 여배우나 여가수의 스타일이 대표적이다. 

여자를 연기하는 남자라는 점에서 그리고 유명인을 많이 따라한다는 점에서 드래그 퀸은 다양한 예술 장르의 소재로도 다뤄졌다. 대표적으로 영화 ‘뜨거운 것이 좋아’, ‘프리실라’에서 드래그 퀸의 모습을 볼 수 있으며, 디자이너 올드햄과 잔니 베르사체는 패션쇼에서 여성 복장의 남성 모델을 등장시키기도 했다. 또한 미국의 인기 팝 가수 루폴 안드레 찰스는 한때 드래그 퀸 분장과 퍼포먼스로 인기를 끌었다.

드래그 퀸이 하나의 문화로, 작품 소재로 자리 잡은 서구권과 비교해 국내는 다소 미비 하지만, ‘헤드윅’과 같은 작품을 통해 점차 사람들이 접하게 되었다. 그리고 올해 초 드래그 퀸을 소재로 한 뮤지컬 ‘킹키부츠’가 국내에서 공연되었고 남자주인공역에 흥행 뮤지컬 배우 정성화가 캐스팅되면서 드래그 퀸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물론 아직까지 많은 한국인들의 인식 속에 여장남자에 대한 거부감이 존재한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드래그 퀸은 하나의 연기이자 예술 혹은 퍼포먼스로써 바라봐야 한다는 시각이 많아지고 있다. 사람들에게 새로움과 즐거움을 선사하는 그들에게 이유없는 비난 보다는 응원의 박수를 주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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