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 / 디자인 최지민] 우리나라에서는 스마트폰을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구매하기 위해서는 일정 기간 이상의 통신사 약정을 들어야 한다. 따라서 약정 기간이 끝나기 전 다른 통신사로 이동을 하게 되면 위약금을 물어야 하며 이 위약금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계속 원래 통신사를 쓰는 경우도 많다. 이때 위약금은 마치 자물쇠에 묶여 있는 것 같지 않은가? 이런 현상을 ‘자물쇠 효과’라 한다.

‘자물쇠 효과(lock-in effect)’란 기존의 제품이나 서비스 보다 더 좋은 것이 나오더라도 현재 제품에 대한 투자비용이나 계약, 기회비용이나 귀찮음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갈아타지 못하는 현상을 말한다.

고착화 현상으로도 불리는 이 현상은 주로 비싸거나 이전 절차가 복잡한 제품이나 서비스 등에서 잘 발생한다. 자동차를 예로 들면 처음 구매 가격이 매우 비싼 편이지만 새로운 모델은 거의 1년마다 새로 출시된다.

따라서 구매자는 새로운 기능이나 디자인이 적용된 새로운 모델의 차량으로 변경하고 싶지만 이미 구매한 자동차를 구매했을 때 들였던 비용과 지금 자신의 자동차를 판매했을 때 발생하는 감가 비용 등을 따져봤을 때 새로운 차량을 사는 것에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이 되면 새 차로 변경을 하게 된다.

하지만 비용을 감수하고 새 차량을 구매하는 것보다 기존의 차량을 그대로 타는 것이 더 이익이거나 손해를 보지 않는다고 판단이 된다면 기존의 차량을 그대로 타게 된다. 그리고 해당 차량을 계속 사용하다 보면 AS 서비스와 부품 등을 같은 브랜드의 것으로 사용할 수밖에 없다. 즉 해당 차량 브랜드의 자물쇠에 채워진 것이다.

이처럼 전환 비용의 문제로 이전이 어려운 경우나 복잡한 은행 업무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한 은행을 계속 사용하는 경우, 각종 위약금이 걸려 있는 약정이 걸린 서비스 역시 자물쇠 효과라 할 수 있다. 또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거나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어려운 경우 좋은 이직 조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직장을 옮기지 못하는 것도 자물쇠 효과의 하나라 할 수 있다.

자물쇠 효과는 기업에 있어서는 충성도가 높은 고객을 오래 유치시킬 수 있는 좋은 거름이 된다. 하지만 이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다른 곳으로의 이동이 어렵게 해야 하는데 만약 경쟁사 등에서 이동에 따른 걸림돌보다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게 된다면 자물쇠를 풀고 이동하게 된다. 따라서 기업들은 서로 상대방의 장벽은 무너뜨리려 하고 자신들의 장벽은 높이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소비자들에게 다른 브랜드로의 이동을 어렵게 만드는 자물쇠 효과. 선택은 자유지만 자물쇠를 푸는 데에는 여러 금전적인 비용과 기회비용이 든다. 지금 신제품을 사고 싶은데 현재 쓰고 있는 제품이 마음에 걸리는가? 그렇다면 당신도 자물쇠에 묶여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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