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병용 / 디자인 이연선] '부관흑묘백묘(不管黑猫白猫) 착도로서(捉到老鼠) 취시호묘(就是好猫)'.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오로지 쥐만 잘 잡으면 그만이라는 뜻이다.

이는 중국 전 주석인 덩샤오핑(鄧小平)이 한 말로 흔히 검은 고양이와 흰 고양이만을 칭해 ‘흑묘백묘론(黑猫白猫論)’이라고 부르며 본래 중국 쓰촨성(四川省) 지방의 속담인 ‘흑묘황묘(黑猫黃猫)’에서 유래한 용어로 덩샤오핑 전 주석이 이를 응용한 것이다.

집권 이전부터 자본주의 체제를 주장하던 덩샤오핑은 마오쩌둥 사망 이후 중국 최고 지도자로 등극함과 동시에 본격적인 경제 개혁/개방 정책을 펼쳤다. 이후 그는 1979년 집권 후 첫 미국 방문을 통해 미국과 공식 수교의 물꼬를 트며 “공산주의 체제이든 자본주의 체제이든 상관없이 중국 인민들이 잘 살게 하면 된다”는 의미의 흑묘백묘론을 주장해 경제에 자본주의적 요소를 도입할 것이라고 전 세계에 알렸다.

이를 통해 덩샤오핑은 정치는 기존의 공산주의식 체제를 유지하면서 경제는 개혁과 개방을 도입하는 흑묘백묘식 정경분리 정책을 펼치며 기존에 없던 새로운 중국식 사회주의를 탄생시켰다.

중국은 덩샤오핑이 천명한 흑묘백묘 전략을 통해 비약적인 경제발전을 이루었다. 그리고 중국은 이제 신흥강국을 넘어 G2(미국과 중국을 가리키며 세계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두 나라라는 의미)로 거론되는 초강대국이 되었다. 덩샤오핑의 흑묘백묘론이 잠들어있던 중국이라는 거대한 거인이 잠에서 깨우는 계기가 된 것이다.

동시에 흑묘백묘는 해외에 ‘Black cat, White cat Theory'로 번역되어 전해지면서 세계적으로 유명해지기 시작했고 현재 현대 중국을 재건한 덩샤오핑을 대표하는 경제정책이 되었다. 이처럼 중국은 ‘흑묘백묘’ 정책으로 세계 굴지의 경제 대국으로 급성장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중국의 사례는 현재의 우리나라를 되돌아보게끔 만든다.

현재 우리나라는 보수와 진보가 나뉘어 치열하게 대립 중이다. 보수당에서 어떠한 정책안을 발의하면 진보당은 반대하기에 집중하고, 진보당에서 어떠한 정책안을 발의하면 보수당 역시 반대하기에 급급하다.

하지만 경제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진영논리를 극복하는 것이 필요하다. 따라서 경제에서만큼은 보수와 진보가 나뉘어서는 안 된다. 이를 위해 각 당은 국민을 위해 공생하는 자세로 현 상황을 바라보고, 흑묘백묘의 눈으로 어떤 수단이든 경제 성장을 이룰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여 국민들의 삶을 더욱 윤택하게 만들 수 있는 경제체제를 만드는 것이 최우선일 것이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