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태웅 / 디자인 이정선] 방송, 통신, 인터넷, IT분야까지 전자기파를 이용한 기술들이 발전하면서 이제 우리는 공기 만큼이나 수많은 전자기파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그런데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이 전자기파(電磁氣波; Electromagnetic wave)를 어떤 곳에서는 전자파라고 하고 전자기파라고도 부르기도 하는데, 이 용어들은 다른 용어일까? 아니면 같은 용어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본질적으로 모두 동일하다”이다. 과거부터 전자기파를 다르게 부르며 사용했기 때문에 이런 오해가 생긴 것이다. 그이유를 알기 위해 전자기파가 어떻게 발견됐는지부터 살펴보자.

영국의 물리학자 맥스웰(James Clerk Maxwell)은 일찍이 맥스웰 방정식을 통해 전파기파의 존재를 예측했다. 그리고 헤르츠(Heinrich Rudolf Hertz)가 실험을 통해 눈에 보이지 않는 전자기파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이후 마르코니(Guglielmo Marconi)가 발명한 무선전신, 페선던(Reginald Fessenden)이 개발한 무선 라디오방송 등을 통하여 전자기파는 일상생활에도 널리 이용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그렇게 라디오방송으로 인해 전자기파는 일상생활에 널리 사용되었는데, 이때 통신에 사용되는 전자기파를 전파(電波)라는 약칭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즉, 같은 전자기파지만 방송과 통신에 쓰이는 전자기파는 ‘전파(電波)’라고 쓴 것이다.

이처럼 전자기파를 다르게 사용한 사례는 또 있다. 과거 언론보도를 잘 살펴보면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 할 수 있는데, 인간에게 이롭거나 중립적인 의미로 사용할 때는 ‘전자기파’를 해로운 영향을 끼칠 때는 ‘전자파(電磁波)’라는 단어를 사용했던 것이다. 

과거 ‘고압의 송전선로에서 발생하는 전자파가 주변 주민들에게 암 등의 각종 질병을 유발할 우려가 있다’는 보도로 인해 송전탑 건설 반대운동이 벌어지기도 했으며, 한동안 논란이 되었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 역시 전자파가 인체에 해로운지가 이슈였다.

또 전자레인지에 대한 백과사전 설명을 보면, 전자기파를 이용하여 식품을 가열하는 조리기구라고 쓰여 있지만 보통 ‘전자레인지의 전자파가 인체나 식품에 해롭지 않은가?’라고 사용되는 글들이 대부분이다. 이처럼 전자파라는 단어는 긍정적인 의미로 사용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사실 여기서 말하는 전자파는 모두 전자기파를 의미하는 데도 말이다.

이밖에도 한글로는 같은 발음인 ‘전자파’이지만 다른 한자의 전자파(電磁波; Electromagnetic wave)와 전자파(電子波; Electron wave)가 존재해 혼동을 주고 있다. 이 둘은 엄연히 다른 의미이지만 각종 온라인 용어사전들조차도 두 한자표기를 혼동하기 일쑤다.

이는 본래 ‘전자기파’라는 하나의 의미의 단어를 이처럼 편의적으로 나눠 사용하다 보니 ‘전자기파, 전파, 전자파’ 세 단어가 완전히 다른 의미인 것처럼 오해하게 된 것이다. 

새로 만들어진 기술이나 재화 등의 용어는 자리를 잡을 때까지 혼돈기를 맞게 된다. 전자기파의 경우 그 혼돈기에 발생한 오용으로 인해 훗날까지 혼돈에 빠지게 된 상황이다. 지금이라도 사람들이 오해하지 않도록 용어들을 바꾸거나 정리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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