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병용] 운동선수들이 자신의 FA(Free Agent) 계약 직전에 이전해보다 뛰어난 기량을 보이며 활약을 펼치는 것을 우스갯소리로 ‘FA로이드’라고 한다. ‘FA로이드’는 ‘FA’와 근육의 양과 강도를 높여주는 약물인 ‘스테로이드’의 합성어로 선수의 FA가 마치 스테로이드 약물을 복용한 것처럼 기량을 올려주는 데에 강한 동기부여를 한다는 의미이다. 

이와 비슷한 의미로 ‘면제로이드’가 있다. ‘면제로이드(免除roid)’란 ‘군 면제’와 ‘스테로이드’ 약물을 합쳐서 만든 신조어이다. FA로이드에서 파생한 용어로 군 면제가 남자 운동선수들에게 스테로이드처럼 작용해 운동능력이 향상한다는 의미이다. 

[사진_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공식 홈페이지]
[사진_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공식 홈페이지]

현행법상 올림픽 대회에서 동메달 이상 또는 아시아경기대회에서 금메달 등의 성적을 내면 선수들은 자신의 주특기와 관련한 활동으로 군 복무를 대체하게 된다. 즉 위 조건에 해당하는 운동선수의 경우 군 복무 대신 4주간의 기초 군사훈련과 함께 자신의 분야에서 선수나 코치 등으로 일정 기간 활동하는 것으로 군 복무를 대체하는 ‘병역특례’를 받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20대에 최고의 운동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운동선수들에게는 군대로 인한 2년간의 공백 대신 자신의 분야에서 계속 활동할 수 있는 병역특례제도는 상당한 자극이 되는 제도이다. 이 때문에 대한민국의 미필 국가대표 남성 선수들이 복용할 수 있는 합법적인 도핑(물론 실제 약물 도핑은 아니다.)이라는 ‘면제로이드’라는 우스갯소리도 만들어진 것이다. 

실제로 ‘면제로이드’가 의심되는 선수들은 자주 목격된다. 대표적인 예로 지난 2010 광저우 아시안 게임에서 야구 기간 동안 5할 7푼 1리, 3홈런, 11타점이라는 엄청난 성적을 낸 추신수 선수가 있다. 당시 추신수 선수는 예선전 첫 경기에서 우승 후보이던 타이완을 상대로 첫 타석에서 2점 홈런을 날리더니, 이어 두 번째 타석에서도 2점 홈런을 날려 전 타석 홈런을 치는 저력을 보여주었다. 

이 외에도 2012 런던 올림픽 대회 당시 축구 국가대표 박주영, 구자철, 기성용 선수가 올림픽 축구 사상 최초로 메달을 목에 걸며 대체복무를 확정 지었고,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당시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모태범과 이승훈 선수 등의 선수들이 목에 메달을 걸며 대체복무를 확정 지어 ‘면제로이드’ 의심 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되었다. 최근에는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 선수와 황의조, 조현우 선수 등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면제로이드’ 의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한편, 야구 등 단체 경기에서 팀이 금메달을 딸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군필 선수들을 칭하는 ‘합법적 병역 브로커’와 일본과의 경기에서 유독 그 능력을 발휘하는 우리나라 선수들을 빗대어 ‘반일로이드’ 등 ‘면제로이드’와 관련한 다양한 용어가 존재한다. 

‘면제로이드’는 선수들이 최고의 기량을 펼칠 수 있도록 하는데 일정 부분 기여를 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기량을 발휘하기 위해 평소 선수들은 이를 악문 노력을 해왔을 것이다. 따라서 모든 관심이 군 면제로만 쓸려 선수들의 노력과 땀을 하등시 해서는 안 된다. ‘면제로이드’, 그 어원이 우스갯소리이듯 국제 대회를 즐기는 다양한 방식 중 하나로만 참고하는 것이 경기를 즐기는 올바른 자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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