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유진/디자인 이정선] 유황 온천, 유황 오리, 유황 달걀.... 우리는 주변에서 유황이라는 단어를 쉽게 접하곤 한다. 그런데 사실 유황은 원소 성분으로 따지자면 독성이 있다는 사실! 어떻게 독을 가진 유황이 약으로 쓰일 수 있고 심지어 먹을 수도 있게 되는 걸까? 

유황은 원소기호 S, 원자번호 16의 비금속원소이다. 황색 혹은 연한 녹색, 연한 황갈색을 띠는 유황은 부서지기 쉬운 불규칙한 덩어리 모양을 하고 있으며 매캐한 냄새, 싱거운 맛을 내는 특징이 있다. 대표적으로 화약, 성냥, 농약, 펄프 등에 사용되며 한약재로 사용되기도 한다.

이 중에서 유황이 약으로 쓰인 옛 기록을 살펴보면, 허준은 ‘동의보감’에서 “유황은 열이 많고 독성이 강하나 몸안의 냉기를 몰아내어 양기부족을 돕는다”고 하였으며, 중국의서 ‘황제내경’에서는 “유황이 콩팥에 작용하면 뼈가 튼튼해지고 골수가 충만해진다"며 덧붙여 힘줄과 뼈, 성기능, 피부 염증, 탈모에 도움을 준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예로부터 약으로 인정받아 쓰인 유황은 크게 무기유황과 유기유황으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유황 온천에서 볼 수 있는 노란색의 결정이 바로 무기유황이다. 이 상태의 유황을 만약 사람이 직접 먹게 된다면 복통과 설사를 일으키기 때문에 무기유황은 외용으로만 사용한다.

한편 유황 오리는 소량의 무기유황을 오리에게 먹인 것을 말한다. 오리는 동물 중에서도 해독작용이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는 만큼 무기유황의 독성을 섭취해도 이를 해독할 수 있다. 따라서 유황오리의 원리는 유황 성분을 해독한 오리를 사람이 먹음으로써 독성을 뺀 유황의 긍정적인 효과를 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유황 달걀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오리와 달리 닭은 해독능력에 차이가 있어 무기유황을 먹고 클 수 없다. 따라서 무기유황에서 독성을 제거하는 별도의 가공 처리를 거쳐 유황을 먹인다.

이렇게 독성을 제하하는 과정을 거친 것을 유기유황이라고 하는데, 이 과정에서 유황에 포함된 독성 물질 납(Pb)과 비소(As)를 제거한다. 또 유기유황은 인간도 먹을 수 있어서 식이유황이라고도 한다. 이는 식재료인 파, 마늘, 양파, 부추에 포함되어 있고 소나무, 참나무 등의 목재에서 천연으로 만들어지는 성분이기도 하다.

유황은 우리 몸에 필수적인 무기성분이다. 주로 연골과 콜라겐을 만드는 데 필요하고, 활성산소를 제거해 항암 작용, 피부 살균 작용, 혈전 분해작용을 하며 당뇨병 치료제의 주성분으로 활용되는 등 다양하게 이로운 작용을 한다.

하지만 좋은 약도 잘못 쓰면 독이 되는 법. 유황의 부작용도 간과해선 안 된다. 한약재로 쓰일 때 유황은 자체가 열이 많은 성질이기 때문에 몸에 열이 많은 소양인 체질이나 임신부에게는 맞지 않으며 몸이 차가운 소음인 체질에게 맞는 약재로 쓰인다. 

또 독소가 제대로 제거되지 못한 유황을 복용하면 위장의 점막을 자극해 복통과 설사, 혈변을 유발하고 오히려 반대로 피부의 염증을 악화시키거나, 탈모를 유발할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또 공기 중 황화수소 농도가 너무 높으면 중추신경 세포가 마비돼 사망할 수도 있다.

어떤 약도 모든 사람에게 100% 만병통치약일 수는 없듯이 유황은 보통 우리에게 이로운 작용을 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적용될 수 있지만 제대로 된 방법으로 적정량 사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 잊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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