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 / 디자인 이연선] 냄새는 사람의 기분을 크게 좌우할 수 있다. 각종 허브향 들은 사람의 마음을 차분하게 해 주고 스트레스도 풀어주어 치료의 일종인 ‘테라피’의 효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하지만 반대로 악취는 사람의 기분을 나쁘게 하고 심할 경우에는 메스꺼움과 구토 등 신체적인 거부반응을 불러오기도 한다. 만약 이런 악취가 몸에서 계속 난다면 어떨까. 엄청난 스트레스와 고통이지 않을까? 그런데 사람의 몸에서 생선 썩은 냄새가 나는 질환이 있다. 바로 ‘트리메틸아민뇨증’이다.

트리메틸아민뇨증은 체내에서 트리메틸아민(TMA)을 TMAO(trimethylamine-N-oxide)로 바꾸는 대사 과정에 이상이 있어 발생하는 희귀질환이다. 트리메틸아민은 생선이 썩는 듯한 냄새를 내는 화학물질로 위와 장에서 생성된다. 정상적인 상태라면 이 물질은 체내에서 간으로 옮겨져 FMO3(flavin-containing monooxygenase 3)라는 효소와 만나 무취의 TMAO(trimethylamine-N-oxide)라는 물질로 변환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FMO3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되면 트리메틸아민의 변환이 제대로 되지 않고 남게 되어 소변이나 땀, 호흡 등으로 배출된다. 이때 트리메틸아민의 특징인 생선이 썩는 냄새가 나게 되는 것이다. 

이 질환은 주로 유전에 의해 발생하지만 과다한 단백질 섭취나 위와 장 내의 트리메틸아민을 생성하는 정상 세균이 증가할 때, 간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거나 불량한 위생상태 및 잇몸의 질환으로도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어린이 영양강화제로 사용하는 L-카르니틴(levocarnitine)이 대량 투약될 때에도 초과 생성된 트리메틸아민이 TMAO로 변화하는데 사용되는 효소가 부족해 냄새가 날 수 있다.

트리메틸아미뇨증은 희귀질환으로서 아직 근본적인 치료 약이 없는 상황이다. 다만 증상이 약할 경우 트리메틸아민을 생성하는 카르니틴이나 콜린이 함유된 음식을 제한하는 것이 증상을 억제시킬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해당하는 음식으로는 붉은 살코기, 생선, 콩류, 계란 노른자 등의 육류 단백질 식품이다. 

다른 방법으로는 트리메틸아민을 생성하는 장내 세균을 감소시키기 위해 네오마이신이나 메트로니다즐 같은 항생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만약 증상이 L-카르티닌 때문에 생겼다면, L-카르티닌의 투약량을 감소시키면 증상이 사라지게 된다. 

‘생선냄새증후군’이라고도 불리는 트리메틸아미뇨증. 이 증상은 몸에서 나는 숨길 수 없는 악취로 인해 원활한 사회생활을 방해하고 심리적으로 크게 위축하게 만든다. 따라서 이 질환에 대해 대중들에게 잘 알림으로써 질환자에 대한 편견을 줄여야 하며 질환자 역시 부끄럽다는 생각보다는 당당하게 주위 사람에게 알림으로써 이해를 구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가장 좋은 것은 이 질환이 발생했을 때 증상을 없앨 수 있는 근본적인 치료 방법이 하루빨리 개발되는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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