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 최근 일본 체조계가 들썩이고 있다. 지난 리우 올림픽에 출전했던 일본의 여자 체조선수 미야카와 사에의 폭행 사건이 일본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던 체조협회의 ‘파와하라’를 폭로했기 때문이다.

‘파와하라’는 직장이나 학교 등 수직관계가 형성되어 있는 사회에서 윗사람이 자신의 권력을 통해 부당하게 괴롭히는 것을 의미하는 용어로 권력을 의미하는 ‘power’ 와 괴롭힘을 의미하는 ‘Harassment’를 합성한 일본식 영어 표현이다. 우리 말로는 비슷한 의미로 ‘갑질’이 있겠다.

제보 영상 캡쳐
일본 후지TV 제보 영상 캡쳐

일본체조협회는 지난달 국가대표 선수 미야카와 사에를 폭행하면서 지도해 온 하야미 유토 코치에게 무기한 등록말소 처분을 내렸다. 그러자 피해자로 지목되었던 미야카와 사에가 기자회견을 열어 코치에 대한 징계가 지나치다며 옹호했다. 또한 일본의 체조 거물인 쓰카하라 본부장에게 ‘파와하라’를 당했다고도 말했다. 쓰카하라 본부장이 미야카와에게 자신의 말을 듣지 않으면 다음 대회에 나가지 못하게 하겠다는 협박을 했다는 것이다.

쓰카하라 본부장 부부는 이로 인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그런데 지난 6일 일본의 한 방송사가 지난 6일 미야카와 사에가 코치에게 폭행을 당하는 영상을 공개하자 여론의 비난 방향은 양쪽으로 갈라졌다. 하야미 유토 코치가 미야카와를 폭행하는 영상이 정당화를 시킬 수 없을만큼 가혹했기 때문이다.

해당 영상에서 하야미 코치가 훈련장에서 체조복만 입고 있는 미야카와를 두 차례 폭행하는 모습이 보였다. 하야미 코치는 이 영상에서 미야카와의 뺨을 풀스윙으로 때렸고 뺨을 맞은 미야카와는 크게 고개가 돌아가고 뒷걸음질 치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미야카와는 겁을 먹은 듯 보였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모습은 이런 상황이 한 두 번 있었던 일이 아니었음을 짐작케 하였다.

즉 이번 사건은 하야미 유토 코치가 미야카와에게 행하는 ‘파와하라’를 이용하여 쓰카하라 부부가 하야미 유토 코치에게 ‘파와하라’를 하는 모양새가 된 것이다.

물고 물리는 파와하라 상황에 최대 피해자인 미야카와는 세계 체조선수권대회 출전 국가대표 후보에서 물러나게 되었다.

일본에서 펼쳐지는 초유의 파와하라 사태. 우리나라에서 최근 크게 이슈가 되었던 한진그룹의 갑질 사태와 비슷한 모습이지 않은가? 어디든 권력이 있으면 가해자와 피해자가 존재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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