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정지원 / 디자인 이정선] 직장 유치원, 남성 육아휴직 등 여성의 육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다양한 제도가 생겨나고 있는 요즘. 하지만 여전히 여성 대다수의 일상은 ‘기-승-전-육아’라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최근 들어서는 ‘기-승-전-육아’를 넘어서는 ‘맘고리즘’이라는 말이 등장해 화제가 되고 있다.

‘맘고리즘’은 맘(mom)과 알고리즘(Algorithm)의 합성어로, ‘알고리즘’은 수학이나 컴퓨터 공학에서 어떠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순서화된 절차를 말한다. 맘고리즘은 여성(Mom)에게 육아와 돌봄을 전담시키며 굴러가는 한국 사회의 작동 방식(algorithm)을 가리킨다. 

즉 맘고리즘은 '임신-육아-직장-부모에게 돌봄 위탁-퇴사-경력단절-자녀결혼-손자 출산-황혼 육아'로 이어지는 패턴을 의미한다. 육아가 끝나면 그 자녀가 낳은 아이를 키우는 황혼 육아가 시작되듯이 생애 주기별로 육아가 반복되는 패턴이 그 중심을 차지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맘고리즘은 작년 한 신문사에서 신년 기획으로 한국 여성, 그중 엄마에 대한 현실을 시리즈로 다루던 중 만든 신조어다. 특히 여성의 ‘돌봄 노동의 고리’를 ‘맘고리즘’이라는 카툰에 잘 그려내어 많은 여성들의 공감을 얻기 시작했다.

맘고리즘이 나타나게 된 가장 큰 원인은 한국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 중 하나로 자리 잡은 고용 시장에서의 성차별 때문이다. 이로 인해 여성들에게 있어서 가정과 일의 양립은 거의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다. 부모 중 누군가가 일을 그만두고 아이를 돌보아야 한다면 소득이 평균적으로 남성 임금의 60%밖에 되지 않는 여성이 직장을 그만두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처럼 인식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남성 육아휴직도 가능하지만 그 비율은 여성에 비해 극히 낮다. 그 결과 여성들에게는 출산 기피 현상이 나타나게 되고 저출산이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맘고리즘의 고리를 끊고 한국의 맘(Mom)들이 좀 더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복지 제도가 잘 갖추어져 있기로 잘 알려진 북유럽의 스웨덴의 경우를 보면, 480일의 육아휴직 기간 중 60일은 무조건 남성이 사용해야 한다. 사용하지 않을 경우는 소멸된다. 

게다가 육아휴직 때 임금의 80%를 국가가 보전해주기 때문에 휴직하는 데에 부담이 적다. 이뿐 아니라 “육아는 당연히 아빠도 해야 하는 일”이라는 분위기가 사회 전반에 자리 잡고 있다. 

사실 우리나라도 법적으로 육아휴직에 대한 제도가 잘 마련되어 있는 국가중 하나다. 법적으로 남녀 상관없이 1년간 유급 육아휴직을 보장 받고, 이는 OECD 국가 중에서도 최고 수준의 휴직기간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 인식의 차이에 있다. 우리나라에서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남성은 승진을 포기했거나 이직을 생각하는 사람 정도로 여겨진다.

따라서 우선적으로 개선되어야 할 점은 우리의 ‘인식’이다. 아이를 ‘기르는’ 육아(育兒). 제도만큼이나 인식도 사회적으로 인정 되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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