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우리 사회의 뜨거운 이슈를 다각적으로 살펴보는 이슈체크입니다.

지난 5월 국내 대표 자동차 제조사의 2차 협력업체 대표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당시 고인의 유서와 유가족에 따르면 원청사의 단가 후려치기 등 갑질, 그리고 그로 인한 부도로 인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 같은 갑질 횡포 논란은 해당 업체 뿐만 아니라 대기업이 주도하는 산업계 전반에 걸쳐 만연한 일이라 좀처럼 사리지지 않고 있습니다.

출처_pxhere, 픽사베이

이에 대한 실태를 알리고 개선책 마련을 촉구하기 위해 오늘 국회에서는 자동차산업 중소협력업체 보호를 위한 제도개선 방안 모색 공청회가 진행되었습니다. 이 자리에는 원청사의 갑질에 20년 넘게 키워온 기업의 부도를 맞고 유서까지 작성해야 했던 피해 업체 손정우 대표가 참석해 현 실태를 낱낱이 공개했습니다.

먼저 첫 번째 이슈체크에서 손대표가 밝힌 자동차 하청업체의 모순 구도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오늘 공청회에서 손 대표가 준비한 자료에 따르면 자동차 업계는 대기업과 1차 업체의 이익이 극대화 되는 구조로 하청 구조가 짜여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직서열 생산시스템인데요. 이 시스템은 대기업 생산라인의 완성차 조립 시간과 재고를 줄이기에만 치중되어 있어 하청업체의 마진과 효율적 업무에 대한 배려는 전무하다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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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설명해보면, 자연재해/고장/사고 등의 상황으로 실시간으로 맞춰진 물량을 하청업체가 생산/배송하지 못하면 엄청난 불이익을 당하기 때문에 무슨 일이 있어도 물량을 맞춰야합니다. 이를 두고 손대표는 하청업체가 ‘현대판 노예’다 라고 빗대어 표현하기도 했는데요. 실제 어떤 사유에서든 실시간 물량을 맞추지 못하면 대기업은 보유 공장마다 정해진 손해배상을 하청업체에 지불하게 하는데, 이 금액이 최대 분당 100만원을 넘기 때문에 하청업체에는 휘청거릴만한 막대한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대기업에서 만약에 사태를 대비해 1~2일 이상의 안전재고를 보유해 둔다면 완화되는 부분을 온전히 하청업체의 부담으로 두고 있는 상황인 것이죠.

이날 발제를 맡은 손대표는 이 같은 모순 외에도 재료비, 노무비, 기계 경비 등 모든 하청업체의 경비를 모두 원청에서 정해 주는 실태를 꼬집었고, 정부에서 이를 막기 위해 법률을 만들어도 전혀 실효성이 없다고 토로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강도 높은 단가 후려치기, 계획적인 하청업체의 부도 사태를 만드는가 하면, 말을 잘 듣지 않으면 갑자기 하청업체를 바꾸고, 용역을 투입해 생산 설비인 금형 자체를 탈취하는 일도 버젓이 자행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사태가 이럼에도 대기업은 책임은 회피하며 권리만 챙기고 법 역시 하청업체의 억울함을 해소해 주지 못하는 상황. 우리 사회가 이러한 모순을 개선할 수 있는 방도는 없을 까요. 두 번째 이슈체크에서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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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공청회에 참여한 서보건 변호사는 이 같은 모순을 해결하고 대기업의 횡포에 죽어가는 중소협력업체들을 보호하기 위한 몇 가지 개선안을 제시했습니다. 첫 번째 ‘거래 현실을 반영한 규정 전반의 재검토 필요’입니다. 구체적으로 현행 하도급법상 ‘원청-하청업체간 합의, 공동서명, 정당한 사유’ 등의 표현이 대기업에 유리하게 악용될 수 있으므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 ‘금형 탈취 금지와 금형에 대한 보상 규정 신설’입니다. 이는 최근 여러 법률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이 같은 행위에 대해 제재를 하고 있지만, 실제 행위자 처벌에만 미치고 있어 근절에 한계가 있다는 취지입니다.

이외에 세 번째, 기업 위기상황에서의 협상권 또는 협상 지원 제도화. 네 번째 하도급법외 건설산업기본법 등의 서면 미교부에 대한 제재 강화. 다섯 번째, 산업별 중소 협력업체들의 단체화 장려 등 서 변호사는 현행 대기업의 하청에 대한 갑질이 가능할 수 밖에 없는 현 구조에 대한 개선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극심한 단가 후려치기와 대기업의 실시간 생산라인에 맞추다 극심한 손해를 보기도, 또 손해를 거듭하다 대기업의 손에 수십년간 키워 온 기업을 넘기기도, 원청의 호출에 끌려가 육두문자가 담긴 욕설을 듣기도, 오늘 국회 공청회에서 피해 업체 손정우 대표는 애써 밝은 모습을 보이며 침착하게 현 실태를 신랄하게 꼬집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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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서까지 작성해야 하는 이들의 공허한 외침, 그러나 언젠간 바뀔 거라는 실낱같은 희망이 있기에 그들을 오늘 국회로 향했는데요. 이들의 희망이 권력 앞에 또 처참히 무너져 내리지 않기를 바랍니다. 이슈체크 심재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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