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태웅 / 디자인 최지민] 종종 자신이 부른 노래나 글을 읽는 목소리를 녹음해서 듣게 될 경우가 있다. 듣는 순간 오글거리고 “이게 내 목소리인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자신의 목소리는 매우 어색하다.

이런 현상은 일반인뿐 아니라 유명 가수들에게도 일어나는 편이다. 천상의 목소리를 가진 세계적인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는 과거 일부 공연장에서 투덜거린 적이 있는데, 음향이 지나치게 뛰어나서 자신의 목소리가 너무 생생하게 드러난다는 이유였다. 과거 비틀즈의 보컬 존 레논 또한 녹음된 자신의 목소리가 마음에 들지 않아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고 한다.

즉, 좋은 목소리를 가져도 자신의 목소리는 매우 어색하게 들린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에는 바로 과학적인 비밀이 숨어 있었다.

보통 외부에서 들어오는 소리의 경우, 외부 어딘가 음파의 진원지로부터 소리는 귓바퀴를 거쳐 외이도와 고막을 지나 청소골을 통해 뇌로 전달된다.

하지만 항상 말하면서 듣는 내 목소리는 다르다. 목소리는 폐에서 나온 공기가 후두 안의 성대를 울리면서 발생한다. 이 음파는 입에서 여러 갈래로 퍼지는데, 입 바깥으로 나가거나 동시에 머리 위로도 퍼진다. 밖으로 나간 음파는 일반적인 이동과정대로 귀를 통해 들어오고 반면 머리 위로 퍼진 음파는 외이도를 통하지 않고, 목과 내이를 직접 이어주는 유스타키오관을 통해 직접 고막과 청소골로 전달된다.

다시 말해, 외부의 공기를 통해 전달되는 음성과 인체를 거쳐 전달되는 음성이 섞인 채 듣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녹음된 내 목소리는 어떨까? 녹음은 진동이 없는 음파가 담기기 때문에 자신의 입장이 아닌 제3자의 입장의 내 목소리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까 당연히 평소 듣는 자신의 목소리와 다르고 어색하게 들리는 것이다.

또한 항상 듣는 자신의 목소리는 신체의 여러 부분이 함께 진동하면서 전달되기 때문에 외부에서 전달되는 소리에 비해 저음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녹음된 자신의 목소리가 다소 톤이 다르거나 혹은 음 높낮이가 다르게 들린다.

여기서 잠깐! 그럼 녹음된 내 목소리와 항상 듣던 내 목소리, 이중 무엇이 진짜 내 목소리에 가까울까? 듣는 대상자가 누구냐에 따라 답은 달라지겠지만, 음파의 이동과정에 큰 저항이 없고 소리가 섞이지 않은 녹음된 목소리가 순수한 자신의 목소리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혹시 진짜 자신의 목소리가 궁금하다면 지금 당장 녹음기를 켜고, 자신의 목소리를 확인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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