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정지원 / 디자인 김미양] 남자아이들보다 교육 환경에서 소외되어 있는 빈곤국의 여자 아이들. 생활환경이 열악한 빈곤국에서는 ‘남자 아이는 경제 활동을 위해 교육 받아야 하고, 여자 아이는 집안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관습적으로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러한 특정 관습 때문에 빈곤국에서는 여자 아이를 교육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소녀효과’를 놓치고 있다.

‘소녀효과’란 빈곤국에 사는 소녀들에 대한 교육의 중요성을 나타내는 용어로, 빈곤국에서 여자아이를 남자아이와 동등하게 교육했을 경우 사회와 경제에 가져오는 효과를 말한다. 여자는 남자에 비해 사회에 나가 자신이 돈을 벌 경우 대부분을 가정에 투자한다. 따라서 그 효과는 가정에서 나아가 사회 전체에 나타나게 되고 이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 온다.

소녀효과라는 말이 처음 등장한 것은 2009년 세계경제포럼의 연차총회로 열린 다보스포럼이다. 당시 다보스포럼에서는 개발도상국의 빈곤극복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고, 그 중에서도 빈곤국 소녀들에 대한 교육의 중요성이 거론되면서 처음 언급되기 시작했다.

개발도상국의 빈곤극복 방안으로 여자아이들에 대한 교육이 거론된 것은 그만큼 교육 환경이 열악하다는 데에 있다. 특히 글을 읽고 쓸 줄 아는 능력을 뜻하는 ‘식자율’만 보아도 남아와 여아 사이에는 차이가 극명함을 알 수 있다. 최빈국 중 하나인 니제르의 15세 이상 24세 이하 여아의 식자율은 15%로 남아의 34%에 절반도 미치지 못한다. 이처럼 빈곤국에서는 여아보다 남아가 교육의 기회를 우선적으로 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효과를 생각하면 앞으로 소녀들을 교육해야 할 필요가 있다. 우선 여아들을 교육하면 국가 전체의 경제성장을 이루는 효과가 있다. 다보스 포럼에 따르면 교육받는 여아의 비율이 1% 증가할 때 그 국가의 연간 GDP는 3% 상승한다. 이러한 국가 경제성장의 효과는 1997년 멕시코의 복지정책에서도 입증된 바가 있다. 당시 멕시코의 빈곤계층은 열악한 환경에서 딸보다 아들을 우선적으로 교육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런데 멕시코 정부가 외환위기의 대책으로 아들 딸 모두를 학교에 보내야만 현금을 주는 복지제도를 도입하자 약 37%였던 극빈층의 비율이 10년 만에 약 13%로 감소했다.

이러한 효과는 케냐에서도 나타났다. 세계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케냐에서 교육받지 못하고 있던 160만 명의 여성 청소년에게 교육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결과, 매년 34억 달러의 국가 총수입을 추가로 거두는 긍정적 효과를 거두었다.

더 나아가 소녀효과는 빈곤국 여아들의 삶의 질도 개선시키는 효과가 있다. 여아가 교육을 받게 되면 열악한 환경에서 노동 착취를 당하거나 경우에 따라 조혼을 강요받는 것에서 벗어나게 되고 생산적인 경제 활동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그럼으로써 이전에는 기대할 수 없던 사회적 지위 상승을 이룰 수 있어 더 나은 삶을 살게 된다고 할 수 있다.

경제성장과 동시에 여아들에게 더 나은 삶을 가져다주는 소녀효과. 하지만 아직까지도 많은 빈곤국에서는 여아들의 교육에 주목하지 못하여 소녀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빈곤국이 빈곤을 극복하고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교육환경에서 소외되어 있는 여아들에 눈길을 주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그리고 빈곤국의 자체적인 노력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에서는 국제 사회의 공조와 협력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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