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정지원 / 디자인 김미양] 아이가 오른손잡이인지 왼손잡이인지는 후천적으로 여러 요인이 영향을 주긴 하지만 이미 엄마 뱃속에 있을 때부터 결정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탈리아 트리에스테 국제과학대학원(SISSA)의 발렌티나 파르마 교수와 파도바 대학의 움베르토 카스티엘로 교수로 이루어진 공동연구팀은 양손 중 ‘선호하는 손’이 임신 18주 내에 결정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연구 결과는 작년 12월 과학저널 ‘네이처(Nature)’지에 게재되기도 했다.

연구진은 29명의 임산부를 대상으로 태아의 손의 움직임을 관찰하기 위해 14주, 18주, 22주의 세 시기에 걸쳐 20분간 초음파 검사를 실시했다. 관찰에서 정확도를 위해 연구진은 ‘4차원 초음파 변환기’를 이용해 태아의 정면의 모습을 얻을 수 있게 설정했다.

보통 태아는 엄마의 뱃속에서 자궁벽을 밀고 팔을 들거나 손을 빠는 등의 움직임을 보이는데, 연구진은 이러한 움직임을 기록하여 어떤 손을 더 많이 쓰는지를 운동학적으로 분석하고 추정했다.

분석 결과, 14주째에는 특정한 움직임이 반복되는 것이 보였고, 18주에 이르러서는 ‘선호하는 손’의 운동성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즉, 18주부터는 오른손잡이나 왼손잡이 모두 선호하는 손을 사용할 때 움직임이 더 빠르고 정확했다. 그런데 태아가 18주밖에 되지 않았을 때 자주 사용하던 손이 태아가 성장한 이후 자주 사용하는 손과 일치했을까.

이에 대해 29명의 태아가 성장해 10살이 되었을 때 왼손잡이인지 오른손잡이인지를 확인해 보았더니 놀랍게도 연구진의 ‘선호하는 손’ 추정은 89%에 이르는 정확도를 보였다. 따라서 아이가 왼손잡이일지 오른손잡이일지는 대부분의 경우, 엄마 뱃속에 있을 때부터 정해진다고 할 수 있다.

한편, 이 같은 ‘자주 쓰는 손’에 관한 연구를 포함해 초음파를 이용한 최근의 과학적인 연구는 높은 신뢰성을 가지고 있다. 이는 태아에 관해 아직 밝혀지지 않은 많은 궁금증들을 앞으로 발견해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처럼 현대에는 과거에 비해 4차원 초음파 변환기와 같은 최첨단 장비를 이용한 인간 유전학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더 많은 연구를 통해 아직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를 풀고 나아가 유전병의 해답도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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