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홍지수] 가족과 함께 할 때, 혼자서 울고 싶을 때, 사랑하는 연인과 로맨스를 한껏 더 즐기고 싶을 때, 당신은 어떤 영화를 선택하나요? 많은 영화들 속에서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당신에게 무비레시피가 영화를 추천, 요리합니다.

진행 : 박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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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다, 자르다'라는 뜻을 가진 단어인 ‘슬래시(Slash)’. 즉 슬래셔 무비란 얼굴을 가린 살인마가 영화 속 등장인물을 몽땅 무차별 죽음의 파티로 이끄는 영화입니다. 연원은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싸이코>에서 찾을 수 있고 원조는 <할로윈>, <13일의 금요일>, <스크림> 등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죠.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흔하지 않은 장르라 낯설수도 있지만, 낯설지 않은 배우 ‘라이언 레이놀즈’가 또 한 번 약빤 연기로 우리 곁을 찾아옵니다. 오늘 무비레시피에서는 지난 2015년 미국에서 개봉한 후, 그의 인기로 인해 관객들이 선택하고 소환된 영화! <더 보이스>를 요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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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어디에도 없는 순도 100% 청년 ‘제리’는 말하는 고양이 냥이 그리고 말하는 강아지 댕댕이와 함께 살아갑니다. 동물과의 대화가 되는 특별한 능력? 네, 그렇다고 사회생활에 문제가 되는건 아니죠.

직장에서의 어느 날. 사내 파티를 준비하면서 이상형 ‘피오나’와 가까워집니다. 아니 사실 정확히 말 하면 제리가 한 눈에 반했고, 제리는 용기를 내서 그녀에게 데이트 신청을 합니다. 그러나 제리에게 별 관심이 없던 피오나는 그에게 메시지를 통해 일방적으로 약속을 깨버리고 동료들과 펍에가서 신나게 놉니다.

하지만 메시지를 듣지 못한 제리. 한없이 기다리다 바람맞은 채로 식당을 나와 집으로 향합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이죠? 제리와 피오나는 결국 만날 운명이었던 걸까요? 피오나와 제리가 우연히 만나게 된 겁니다.

배신의 감정은 한 순간. 피오나를 본 제리는 다시 행복함에 빠지고 그녀와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 차를 타고 이동합니다. 한 번 보고 두 번 보고 세 번 봐도 천사같은 그녀. 제리는 운전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한 채 그녀와 이야기를 나눴고, 그러던 그때! 사슴을 그대로 받아버리는 큰 사고를 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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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보이스>는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영화제 중 하나인 선댄스 영화제에서 주목받았던 작품입니다. 상영됐을 당시 "끔찍하게 무섭고, 끔찍하게 재미있다!"(Electric Sheep), "라이언 레이놀즈의 최고의 연기!"(Chicago Sun Times), "기이하고 유머러스하며 긴장감 넘친다!"(USA Today)라는 평가를 받았죠.

또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과 <스파이더맨: 홈 커밍> 제작진이 완성시킨 화려한 색감과 비주얼은, 영화를 보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해주기도 합니다. 독특하고 낯설어서 더 눈길이 가는 영화 <더 보이스>. 주인공 제리가 사슴을 죽인 후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 계속해서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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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사슴을 친 다음부터 시작... 동물과 대화를 할 수 있는 제리는 아프고 고통스럽다는 사슴의 말을 들었다며 칼로 잔인하게 사슴을 죽여버립니다. 놀람을 감출수 없었던 피오나는 차에서 나와 하염없이 도망갔고, 오해를 풀기위해 제리는 뒤쫓아가죠. 그러던 그때. 피오나와 제리가 함께 넘어지면서... 예기치 못하게 살인을 하고 맙니다.

집으로 돌아온 제리. 자수를 해야 한다는 댕댕이. 그럴 필요 없다며, 그 사람을 죽일 때 살아있음을 느끼지 않았냐는 냥이. 두 동물의 사이에서 제리는 괴로워하죠. 그러다 자신을 치료하고 있는 정신과 의사의 ‘약을 꼭 먹어야 한다’는 말이 떠오릅니다.

갈등 끝, 제리는 약을 먹습니다. 그런데... 잠을 자고 일어난 제리는 충격적인 모습을 보게 됩니다. 자신이 그동안 보았던 행복하고 사랑스러운 집의 모습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고 냥이와 댕댕이는 말을 하지 않았으며, 자신이 피오나에게 저지른 충격적인 모습들을 볼 수 있었죠.

냥이와 댕댕이는 자기 자신 속의 천사와 악마의 생각과 말들이었고, 그것을 착각하며 살아온 제리. 물론 제리도 자신이 하는 말임을 인지하지만, 약을 먹지 않으면 볼 수 있는 행복한 것들을 왜 거부해야 하느냐며 먹지 않은 채 살아가는 거였습니다. 그리고는 끊임없이 싸우는 자신 속에서 하염없이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지르게 되죠.

제리는 과연 자신을 진심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또 우리는 제리와 같은 사람을 어떻게 판단해야 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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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보이스가 슬래셔 코미디라고 해서 무섭고 유쾌함으로만 영화를 설명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눈에 보이는 현실이 진짜 현실이 아닌 ‘제리의 눈에만 보이는 진실’이, 어쩌면 그냥 웃음으로만 넘길 수 없는 모습들일지도 모릅니다. 현대화 사회 속 많은 정신적인 어려움을 겪으며 살아가는 사람들. 정신분열. 공황장애. 불안장애들. <더 보이스>의 제리가 보여준 모습은 ‘이상하다’가 아닌 ‘우리의 아픔’를 시사하는 것이 아닐까요? 영화 <더 보이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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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진 소개 
책임프로듀서 : 한성현 / CG : 이정선 / 연출 : 홍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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