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득권의 이익을 위해 새로운 산업 발전을 방해하는 ‘빨간깃발법’ [지식용어]
기득권의 이익을 위해 새로운 산업 발전을 방해하는 ‘빨간깃발법’ [지식용어]
  • 보도본부 | 이호 기자
  • 승인 2018.08.23 08: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선뉴스 이호 / 디자인 이연선] 18세기 중엽, 산업혁명이 일어난 영국은 그 주역인 증기기관을 이용해 다양한 분야에 응용하게 되었다. 특히 영국은 최초의 증기자동차를 개발하면서 업계 선두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된다. 그러나 영국은 그 고지를 너무나도 어이없게 독일과 프랑스에게 내주게 되는데 바로 ‘빨간깃발법’ 때문이다.      

‘빨간깃발법(Red Flag Act / 赤旗法 적기법)’이란 영국의 도로에서 자동차의 운용 방법에 대한 것을 규정한 법률이다. 이 법에 따르면 자동차(증기 자동차)는 차량의 중량을 12톤으로 제한하고 55m 전방에 붉은 깃발 가진 보행 요원을 두어 속도를 지키고 다른 기수나 말에게 자동차의 접근을 예고해야 했다. 최대 속도는 교외에서는 4mph(6km/h), 시가지에서는 2mph(3km/h)로 제한되었으며 말들을 만나면 차량은 정지를 해야 하고 말을 놀라게 하는 연기나 증기를 내는 것을 금지했다.

증기자동차의 중량, 속도, 운행 모든 것을 방해하는 이 법이 나오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그 동안 영국의 유통을 책임지던 기차와 마차 기업들의 불안감 때문이었다. 이들은 경쟁자인 자동차가 자신들의 영역을 침범할 것을 우려했고, 이에 정치인들에게 로비를 벌여 해당 법안이 통과되도록 하였다.

이 법은 1865년 시행하여 1896년에 폐지되었는데 그 시간동안 영국의 자동차는 자동차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해 산업이 크게 위축되었다. 반면 독일을 위시한 국가들은 아우토반 등을 달려가며 크게 성장하였다. 그리고 이들의 차이는 지금까지도 메워지지 않고 있다.

이 사태로 인해 빨간깃발법은 기득권층이 자신의 이익을 보전하기 위해 새로운 산업을 규제하여 발전을 방해하는 대표적인 악법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그리고 현재에도 빨간깃발법과 같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주장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는 정보통신기술 융합과 인공지능으로 인해 이루어지는 4차 산업혁명의 대표격인 기술, 드론에 대한 규제다. 처음 드론이 등장했을 때는 드론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고 기술의 개발은 물론 운용 자격증에 대한 열풍까지 불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드론의 장점보다 단점이 크게 부각되면서 많은 규제가 생겼고 이로 인해 열풍이 식으면서 다른 국가에 비해 발전 속도가 떨어졌다는 것이다.

또한 공유경제를 대표하는 우버 택시도 같은 주장을 한다. 기존 택시 업체들의 기득권 때문에 우버 택시의 도입이 막혔고, 이것이 신 성장산업인 공유경제의 발전의 큰 장벽이 됐다는 것이다.

이처럼 빨간깃발법은 새로운 산업으로 인해 대체되는 기존의 산업들이 자신들의 이익에 대한 피해가 두려워 대체되는 것을 적극적으로 방해하는 행위로 대부분 많은 변화가 발생하는 산업혁명 때 발생하게 되는데 지금이 바로 그 시기이다. 이런 법이 생기면 장기적으로 봤을 때 국가의 경쟁력을 크게 저하시킬 수 있다. 따라서 정부는 기득권의 요구에 휘둘리지 말고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냉정하게 판단하여 영국의 자동차 산업과 같은 길을 걸어서는 안 될 것이며 기존의 기업도 새로운 산업을 인정하고 같이 변화하여 발전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