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각종 불포화지방산을 함유하고 있는 참기름은 건강은 물론 맛을 위해 대한민국의 다양한 음식 조미료로 사용된다. 특히 예부터 귀하게 여겨져 온 참기름은 손님 또는 자녀들이 방문하면 준비해 두었다가 선물하는 등 한국의 정서를 대변하는 식품이 되어 오기도 했다.

아끼는 사람일수록 음식에 듬뿍 넣어주는 이러한 참기름에서 조차 최근에는 유해물질이 발견되어 충격을 주고 있다. 참기름에서 무려 발암물질인 벤조피렌이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된 것. 이번에 발암물질이 발견된 참기름 제품은 음식점에서 주로 사용하는 식자재 유통 참기름이었다.

[사진/소비자시민모임 보도자료]

지난 21일 소비자시민모임에 따르면 공인시험기관에 의뢰해 식자재 매장에서 팔리는 참기름 13종을 대상으로 벤조피렌 검출량과 리놀렌산 함량을 조사한 결과 1개 제품에서 벤조피렌이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벤조피렌은 어떤 성분일까? 막연하게 발암물질로 알려진 벤조피렌은 식품 조리/가공 시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등이 고온에서 불완전 연소해 생성되는 물질로 국제암연구소(IARC)에서는 발암물질 1군으로 분류하고 있다. 즉 고온에서 잘못 조리 또는 가공되어 생성되는 위험한 발암물질인 것이다.

이번에 발암물질이 발견된 참기름의 원재료는 미얀마산 볶음 참깨 분으로 현지 생산 공정에서 고온 처리되어 수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발암물질 1군에 속하는 벤조피렌이 기준치(2.0㎍/㎏ 이하)를 초과한 제품은 뚜레반의 ‘진하고 고소한 참기름(유통기한 : 2020년 6월 17일, 1.8L)’으로 벤조피렌이 2.84㎍/㎏ 검출됐다.

제조사는 동일한 유통기한의 제품을 전량 회수하기로 했다. 하지만 다수의 소비자 단체는 이번 사태에 대해 비판하면서 당국의 적절한 조치를 촉구하고 나섰다. 소비자시민모임 관계자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참기름뿐 아니라, 참기름 원재료로 많이 수입되는 볶음 참깨분에 대한 검사 및 안전 관리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일 터지는 음식물 유해성분 검출 사건. 특히 국내에서 자주 섭취하는 식품들마저도 종종 유해성분이 검출되면서 밥상 안전에 심각한 위해가 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일들이 하루 이틀 벌어지는 일이 아니기에 소비자는 더욱 답답할 뿐이다. 기업은 제대로 만들고 제대로 확인하고 그리고 당국은 이러한 부분이 잘 이루어지는지 지속적으로 관리한다면, 이런 부류의 사태를 상당부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씁쓸하게도 적어도 먹거리 안에서의 정직한 시스템이 잘 갖춰질 때까지 당분간 소비자 스스로 의심하고 요구하고 가려먹어야 하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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