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진아]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지상파 방송사에 대해 ‘광고 총량제’를 올해 안에 도입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지상파 광고총량제가 시행되면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의 광고 수입이 현재보다 1000억 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반면 케이블TV 등 중소 방송 사업자는 광고매출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어 논란이 예상된다.

광고 총량제는 총 광고량을 법으로 제한하는 대신 광고 횟수나 시간 등을 방송사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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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지상파 방송 광고는 광고 유형별로 규제를 받는다. 60분짜리 프로그램을 기준으로, 시작 타이틀과 본방송 시작 사이에 나가는 프로그램 광고 6분(방송시간 10%) 이내, 다른 프로그램과의 사이에 나가는 토막광고(매시간 2회, 3분)와 자막광고(매시간 4회, 40초), 시보광고(매시간 2회, 20초) 등을 더해 60분짜리 프로그램을 기준으로 광고 시간은 최대 10분으로 제한되어 있다.

그런데 최근 인기 드라마에 붙는 광고는 값이 비싸다는 이유 등으로 방송사들은 드라마에 광고를 집중 배치할 수 있도록 광고 총량제의 도입을 요구해 왔고, 지난 4일 방송통신위원회는 ‘3기 방송통신위원회 비전 및 주요 정책과제’를 통해 지상파 방송사의 ‘광고 총량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방통위는 ‘지상파 광고총량제’ 허용을 현재 지상파 방송사들의 시장 점유율이 점차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지상파가 방송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한다면 이는 설득력이 떨어지는 주장이다.

사실 방송‧언론 광고 시장의 어려움은 지상파만의 문제가 아니다. 채널이 늘어나고 경쟁구도가 심화 되면서 이는 모든 방송사가 겪고 있는 문제다. 그나마 지상파는 ‘지상파’라는 이름으로 악화된 광고 시장에서도 자리를 지켜나가고 있지만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는 것이다.

언론단체들도 ‘지상파 광고총량제’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인기프로그램에 광고가 편중되면 방송이 지나친 시청률 지상주의로 흘러가 방송 상업화를 가속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지난 7월 종영된 <KBS2 개그콘서트-시청률의 제왕>이 개그를 넘어 현실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지금도 지나친 시청률 지상주의로 인해 소위 ‘막장 드라마’들이 생기고, 웰메이드 프로그램이라고 불리는 프로그램이 폐지된 후 스타 연예인 위주의 프로그램이 탄생하고 있다. 시청률이라는 이유로 더욱 자극적이고 선정성에 편중된 방송이 제작될 것이고, 콘텐츠의 질을 높이기 위해 시작한 제도가 결국 콘텐츠 질의 하락을 불러 오며, 이는 언론 생태계를 망가뜨릴 수도 있다는 점이 일각의 의견이다.

인간은 밥과 반찬을 골고루 먹어야 건강해 질 수 있다. 방송프로그램도 마찬가지다. 비단 시청률은 낮더라도 방송 균형을 맞추기 위해 건강한 프로그램들이 나와야 한다. 이는 방송‧언론인들의 권리이자 의무이다. 하지만 광고총량제와 현재 논의 중인 ‘중간광고’가 적용된다면 균형 있는 방송프로그램이 나올 수 있을지 의문이다.

방통위는 광고 총량제 도입 이유 중 하나로 “한류 동력의 저하”를 들고 있다. 광고가 축소되는 이는 방송 콘텐츠 질의 하락으로 연결되고 그에 따라 한류 확산에 걸림돌이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반문을 하고 싶다. 방송 콘텐츠의 질이 높으면 자연스럽게 광고가 늘어나고 이는 곧 한류의 동력이 되는 것이 아니냐고 말이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인 듯 보일 수 있는 ‘지상파의 광고총량제’. 하지만 ‘광고총량제’와 ‘중간광고허용’을 외치려고 한다면 타 방송국의 포맷을 인용하는 천편일률적인 프로그램이 아닌 참신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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