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태웅 기자/디자인 이연선]

▶알폰스 무하 (Alphonse Mucha)
▶출생-사망 / 1860.07.24. ~ 1939.07.14.
▶국적 / 체코
▶활동분야 / 미술

현대 만화 그림체에 큰 영향을 끼친 아르누보 양식의 대표작가 ‘알폰스 무하’

- “다른 일 알아봐”라는 생각을 뒤집은 무하
어렸을 때부터 미술에 관심을 보인 무하는 미술유학과 그의 예술적 재능을 살린 전단지 디자인 아르바이트 등을 하며 공부와 일을 병행한다. 그는 1878년 그의 스승의 조언에 따라 프라하 미술 아카데미에 입학지원을 하는데, 학교 측에서 “자네는 그림에 대한 재능이 없으니 다른 일이나 알아보게”라는 충고를 듣게 된다. 미술을 그만둬야할까 고민했지만, 젊은 화가를 모집하고 있던 무대미술회사에 들어가 견습생으로 미술을 시작한다. 초라한 시작이었지만 그는 훗날 아르누보 양식을 대표하는 작가로 성장한다. 그가 접한 것들은 그의 미술양식에 커다란 영향을 주었고 기존의 화가들과는 전혀 다른 그림을 그리게 되었다.

- ‘아르누보’란 무엇인가.
아르누보는 ‘새로운 예술’이라는 뜻으로 영국과 미국에서의 호칭이며, 독일에서는 '유겐트 양식',프랑스에서는 '기마르양식', 이탈리아에서는 '리버티 양식'으로 불린다. 이 용어는 독일 태생의 화가 지크프리트 빙(Siegfried Bing)이 1895년 파리에 ‘메종 드 아르누보’라는 화랑을 만들면서 유래했다.

1890~1910년 사이에 유럽 각지와 미국, 남미 등에서는 세기 전환기의 시대적 요구와 분위기를 적극적으로 반영한 ‘아르누보’ 예술운동이 퍼져나갔다. 아르누보는 주로 고상한 예술과 대중의 간격을 좁히는 것이 특징인데 특히 회화 미술을 건축, 실내장식, 벽지, 가구, 카펫, 옷감, 포스터 등에 적용하면서 아름다우면서 실용적인 그리고 유용성 있는 디자인을 창조해 나갔다. 대표작가로는 영국의 매킨토시, 벨기에의 반 디 벨데와 오르타, 엑토르 기마르, 스페인의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 등이 있다.

- 비즈니스로 완성된 ‘포스터’ 일화
알폰스 무하의 대표적인 회화도구로 ‘포스터’를 뽑을 수 있다. 포스터에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당시 회화예술계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그가 그린 파리의 인기 연극배우 사라 베르나르가 등장하는 ‘지스몽다’ 첫 포스터는 무하에게도, 예술계에도 큰 전환점이 됐다. 당시 사라 베르나르는 그녀의 새 포스터를 위해 인쇄소에 전화했다. 그때 무하는 잠시 친구의 부탁으로 그 인쇄소에서 교정쇄를 감수하는 일을 했는데, 정규직 직원들이 휴가로 자리를 비운 사이 그녀에게 전화가 온 것이다. 무하는 사라의 다급한 요청으로 어쩔 수 없이 포스터를 그렸고 이는 예술계에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뜻밖의 비즈니스 부탁으로 그리게 된 포스터 미술, 이후 이는 ‘무하 스타일’로 자리 잡았으며, 아르누보의 대표 작가로 그 입지를 굳힌다.  

- ‘알폰스 무하’, 체코 프라하를 대표하는 화가
체코 프라하를 여행하게 되면 꼭 가봐야 할 곳이 있다. 바로 프라하 성이다. 그 안에는 성 비투스 대성당이 가장 먼저 눈에 띄게 되는데, 그 웅장한 성당의 내부로 들어가면 다른 성당의 과는 다소 다른, 독특한 화풍의 스테인드 글라스를 발견할 수 있다. 이 성당내부의 스테인드 글라스 디자인이 모두 알폰스 무하의 작품이다. 일반적인 스테인드 글라스가 조각난 색유리를 조합해 하나의 그림으로 구성하는 반면, 무하는 유리에 직접 그림을 그린 후 가공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이밖에 프라하에서는 ‘무하 박물관’을 만들어 무하의 작품들을 한 대 모아 프라하에 방문한 여행객들에게 전시하고 있어 이곳에서는 무하 스타일을 대표하는 그림체의 여러 작품들을 확인 할 수 있다.

- 현대 만화, 일러스트의 오마주가 된 ‘무하 그림체’
무하의 작품을 가만히 지켜보면, 이것이 100년 전의 그림이 맞나 싶을 정도로 익숙한 느낌이 있다. 대표 작품으로 ‘사계’, ‘히아신스 공주’, ‘황도12궁’을 살펴보면 어떤 부분인지 딱 알 수 있다.마치 타로카드 같은 느낌의 이 그림체들은 후에 현대 만화, 일러스트에서 볼 수 있는 부분이다.그의 작품들은 화려한 꽃과 도안, 바람에 휘날리는 머리칼과 옷자락에 둘러싸인 미소녀 캐릭터의 일러스트 등 일본의 만화 화풍에 영향을 주었고, 현대의 만화가와 일러스트레이터들에게는 오마주가 되기도 했다. 대표적인 작가로 아담 휴즈, 야마다 아키히로, 아소 미코토, 이즈부치 유타카 등이 있다.

고상하다는 예술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예술도 상업적으로 유용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아르누보의 대표화가 ‘알폰스 무하’. 그는 ‘다른 일을 알아보라’던 교수의 말을 뒤집어 버린 것처럼,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다르게 받아들여 질 수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입증했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