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병용] 최근 제주 비자림로 확장공사에 대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비자림로 확장공사 과정의 하나인 삼나무 숲 벌목을 놓고 찬반 의견이 부딪힌 것이다. ‘제주 비자림로’는 제주시 구좌읍 평대리에서 봉개동까지 이어진 총 길이 27.3km의 지방도로이다. 

지난 2002년 비자림로는 당시 건설교통부가 주최한 ‘제1회 아름다운 도로’ 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하며 명실상부 대한민국 가장 아름다운 도로로 인정받았다. 비자림로는 1967년 당시 정부가 1억 2,500만 원의 비용을 들여 원시림을 베어내어 축산용 도로를 개발하면서 처음 만들어졌다. 이후 1976년 도로를 포장하여 축산업을 위한 산업도로와 동시에 관광도로로서 역할을 시작했다. 이어 1978년에 도로를 확장하여 포장하고 이듬해인 1979년에 해당 도로를 ‘동부축산관광도로’로 명명하고 지방도로로 지정했다.

[비자림로_제주관광공사 홈페이지]

이후 제주도 지방도 재정비를 통해 구좌읍 평대리에서 송당리, 대천동으로 이어지는 총연장 15km 구간에 대한 포장 사업을 추진하였다. 2년에 걸친 확장공사 끝에 ‘동부축산관광도로’는 너비 9m, 포장 6m, 왕복 2차선 규모로 확장되었고, 확장 공사 이후 1985년 지금의 ‘비자림로’라는 이름이 지어졌다. 

길 양옆으로 곧게 뻗은 삼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는 비자림로가 ‘삼나무로’가 아닌 이유는 바로 평대리에 위치한 ‘비자림’ 때문이다. 천연기념물 374호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는 비자림은 수령이 500~800년인 비자나무 2,800여 그루가 자생하고 있는 곳으로 높이 7~14m, 직경 50~110cm의 비자나무들이 밀집한 숲이다. 

이렇게 형성된 비자림로는 현재 삼림욕을 즐기거나 아름다운 경치와 함께 산책을 즐기는 드라이브 코스로서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고 있다. 

그리고 지난 8월 2일, 제주도는 급격하게 증가하는 제주 동부지역의 교통량을 해소하기 위해 비자림로 확장공사를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추월선이 없는 2차선 도로인 비자림로는 늘어난 교통량으로 인해 지역 주민들은 불편을 겪어야 했고, 이에 도로를 4차선으로 확장한다는 것이었다. 비자림로 확장공사는 10년 전 우근민 당시 제주지사 때부터 추진되어왔던 것으로 지역 주민들의 숙원이었다. 

하지만 비자림로 확장공사는 이를 반대하는 단체와 대립하며 논란이 되었다. 시민단체들은 비자림로 확장을 위해 삼나무 2,160그루를 베어내는 것이 자연경관을 훼손한다고 주장하며 확장공사를 반대했다. 공사가 진행될수록 반대 여론은 확산되었고, 이에 결국 제주도는 지난 7일, 비자림로 확장공사가 중단됐다. 이어 원희룡 제주지사는 도민과 합의하여 비자림로를 아름다운 생태도로로 만들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비자림로는 현재 공사가 중단된 채 새로운 대안을 기다리는 중이다. 우리나라 대표 아름다운 도로이자 많은 이들의 쉼터가 되는 비자림로.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던 비자림로가 다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루빨리 교통량 해소와 자연경관 두 가지를 만족시킬 수 있는 좋은 대안이 마련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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