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 / 디자인 이연선]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중국산 전자제품이라 하면 세계적인 브랜드 제품을 복제한 조악한 짝퉁의 이미지가 컸다. 하지만 그런 카피캣 생활도 오래 하면 기술력이 느는 것일까, 최근의 중국발 전자제품의 열풍이 심상치 않다.

현재까지 스마트폰 시장은 아이폰이 있는 미국과 갤럭시가 있는 우리나라가 주도해 왔다. 하지만 후발주자인 중국이 무섭게 치고 올라오면서 올해 2분기에는 화웨이(华为)가 애플을 꺾고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출하량 2위 업체가 됐다. 그리고 4위는 샤오미가, 5위는 오포가 차지하면서 5위 안에 3개의 중국기업이 포함되는 등 엄청난 기세를 보여주고 있다.

중국의 스마트폰은 아이폰과 갤럭시 시리즈를 똑같이 복제한 것에서부터 시작했다. 그야말로 짝퉁수준이라 아이폰의 껍데기를 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도 부지기수였다. 하지만 그렇게 시작한 기업들이 하나 둘씩 나름대로의 노하우를 쌓기 시작하고 중국에서의 자체 AP개발도 순조롭게 이루어져 현재는 삼성 및 애플과 비교해서 성능에서도 근접한 모습을 보여준다. 거기에 가장 큰 장점은 가격. 최고 사양의 중국 스마트폰이 아이폰이나 갤럭시 대비 5분의 3 정도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가성비로서는 누구도 따라갈 수 없는 수준을 보이고 있다.

차이슨은 ‘차이나(China)’와 영국 가전브랜드 ‘다이슨(Dyson)’이 합쳐진 말이다. 다이슨은 선풍기, 핸드 드라이어, 진공 청소기, 날개 없는 선풍기, 온풍기, 가습기, 조명, 볼펜 등을 설계, 생산한다. 이 중 무선 진공청소기는 강력한 흡입력과 오래가는 배터리로 주부들의 청소 생활 패턴을 변화시키며 열풍을 일으켰다. 그런데 여기에 중국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다이슨 제품과 비슷한 모양에 적절한 흡입력, 적절한 배터리 타임을 가진 무선 진공청소기를 만든 것이다. 비록 제품의 완성도나 고급스러움, 그리고 흡입력은 다이슨에 따라가지 못하지만 적절한 성능을 내면서도 가격은 1/10에 불과해 엄청난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 특히 다이슨 같은 경우에는 선물로 주기에는 가격이 부담되지만 차이슨은 선물을 하기에도 부담스럽지 않아 가정은 물론 자취생들에게도 필수아이템으로 자리잡혀가고 있는 중이다. 또한 각종 매체에서 차이슨과 가격차이가 많이 나는 제품들을 비교하는 콘텐츠가 많아지면서 차이슨의 위상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샤오미는 이런 중국산 제품들이 치고 올라오기 전부터 대륙의 실수라고 불리며 승승장구하던 기업이다. 가성비가 매우 높은 보조배터리나 태블릿 pc 등으로 성장하여 현재는 안 만드는 것이 없을 정도로 많은 전자제품을 아우르는 거대기업이 되었다. 최근 우리나라가 미세먼지로 고통을 받는 상황에서 공기청정기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는데 샤오미 공기청정기가 엄청난 판매고를 기록했다. 좋은 성능에 평균 구매가가 10만 원 정도에 불과하고 스마트폰과 연동이 가능하며 1인 가구에 적합한 점이 크게 작용했다. 거기에 세련되게 다듬어지는 디자인까지 흠잡을 데가 없어지고 있다.

중국에서 제조해 세계적으로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전자제품들. 하지만 디자인 등 다른 회사를 따라하는 행태는 여전한 상태여서 우리나라에서 이들 제품이 정식으로 수입되는 것은 어려운 상황이다. 때문에 대부분 직구 등을 통해 구매하게 되는데 이럴 경우에는 A/S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판매량이 계속 느는 이유는 고장이 나면 버리고 다시 사도 이득이라는 저렴한 가격과 과거와는 사뭇 달라진 기술력과 품질에 있다. 실리를 추구하는 요즘 트렌드에도 부합하여 날개를 달고 있는 중국산 전자제품들. 이제 우리나라도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할 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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