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병용 / 디자인 이정선] 전매강화, 다주택자 중과세,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 공공주택 공급확대, 8년 이상 장기임대 혜택 부여 등 지난 1년 동안 실수요자를 보호하고 단기투자를 억제하기 위한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쏟아졌다. 하지만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확대될수록 비규제지역의 집값이 빠른 속도로 오르는 반작용이 발생했다.

특정 지역에 규제가 집중되면서 다른 곳의 가치가 상승하는 이같은 현상을 풍선효과라 한다. 즉 풍선효과란 어떤 현상이나 문제를 억제하면 다른 현상이나 문제가 새로 생겨나는 상황을 말하는 것으로, 이는 풍선의 한쪽을 누르면 풍선 안에 있는 공기가 이동함에 따라 다른 쪽이 불룩 튀어나오는 모습에 빗댄 표현이다. 

풍선효과라는 말이 처음 등장한 곳은 미국이다. 과거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미국 정부는 남미 국가에서 이루어지는 불법 마약의 생산과 유통을 근절하기 위해 해당 국가들의 통관절차를 대폭 강화하는 등 강력한 마약 단속 작업을 시행했다. 하지만 마약상들은 미국 정부의 단속을 피해 상대적으로 단속이 약한 지역으로 거처를 옮겨 그곳에서 마약 제조 및 밀매, 돈세탁 등의 범죄를 저지르며 새로운 범죄 소굴을 조성했다. 이처럼 한 곳에 규제를 강화하니 다른 곳의 범죄가 증가하는 현상을 비유해 생겨난 것이다. 

한편 경제용어로서의 풍선효과는 시장의 과열이나 불평등한 고용계약 등 경제적인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정부가 공권력을 동원했을 때 발생하는 부작용을 의미하기도 하며, 정부의 인위적인 정책만으로는 자연스럽게 형성된 시장의 원리를 거스를 수 없다는 뜻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이러한 풍선효과는 현재 앞서 언급했던 국내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정 지역의 부동산 과열을 막기 위한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로 인해 규제지역인 서울 주요 지역의 수요는 줄어든 반면 안양시와 용인시, 의왕시 등과 같은 비규제지역의 청약 경쟁이 치열해진 것이다. 

지난 5월에 진행된 경기 안양시의 한 아파트 분양에는 5만 8천여 명이 몰리면서 평균 4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처럼 비규제지역의 수요가 증가하자 해당 도시들의 집값이 급등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났다. 

또한, 정부의 부동산 규제는 대출 시장에도 영향을 끼쳤다.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로 인해 신용대출이 증가한 것이다. 조사에 따르면 시중 주요 5개 은행의 개인신용대출은 4월과 5월 각각 약 1조 1천억 원씩 늘었다. 반면에 주택담보대출은 5월에 1조 2천억 원대로 3월에 비해 약 8천억 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최저임금 인상도 풍선효과가 예고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이 노동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동시에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고용의 하락으로 실업률이 증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외에도 풍선효과는 성매매 해결을 위해 집창촌을 단속하자 성매매 성행 장소가 주택가로 옮겨진 사례나 가짜 석유의 단속을 강화하자 가짜경유의 판매가 늘어난 사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존재한다. 

이처럼 정부의 어떠한 정책이든 이에 대한 풍선효과는 나타난다. 그리고 이러한 부작용을 규제하기 위한 정부의 규제가 더해지지만, 이는 결국 또 다른 부작용을 유발해 결국 규제와 부작용의 무한한 반복이 될 수도 있다. 무조건적인 규제보다는 문제의 원인을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는 현상을 방증하는 용어이기도 하다. 제도와 함께 국민의 인식 개선이 우선시 되어야 하는 것,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현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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