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정지원 / 디자인 이정선] 우리는 끊임없이 인간관계를 맺고 살아간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타인의 성격 등에 대해 파악하고 알아간다. 그런데 정작 ‘내가 타인에게 어떻게 보이는 지’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의 시간을 갖는 일은 쉽지 않다. 내가 어떤 성향을 띠고 있는 사람인지 궁금한가. 그렇다면 ‘조하리의 창’이론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조하리의 창(Johari’s Windows)’은 대인관계에 있어서 자신이 어떻게 보이고 또 어떤 성향을 가지고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게 만든 심리학 이론이다. 그래서 자기인식 또는 자기이해모델이라고도 불린다.

‘조하리의 창’에서 ‘조하리’는 이 이론을 고안해낸 미국의 심리학자 조셉 루프트(Joseph Luft)와 해리 잉햄(Harry Ingham) 두 사람의 이름을 합성한 이름이다. 그리고 ‘창’은 창문을 뜻하는데, 인간관계의 성향에 따라 타인을 대하는 특정한 시각이나 태도를 의미한다.   

이론에서 창문은 네 가지의 행동 유형으로 영역을 나누고 있다. 세로와 가로축 중 가로축은 ‘자신이 아는 것과 모르는 것’으로 세로축은 ‘타인이 아는 것과 모르는 것’으로 한다.

모든 사람은 네 가지의 영역을 다 가진다. 그러나 의사소통 방식이나 성향이 개인마다 다르기 때문에 각 영역의 크기도 조금씩 다르게 나타난다. 이때 어떤 영역이 가장 넓은가에 따라 자신의 성향이 어디에 해당되는지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열린(open)’, ‘공개영역’이다. 이 영역이 많은 사람은 자신도 알고 타인도 잘 아는 ‘개방형’으로 쉽게 호감과 친밀감을 주게 되어 인기가 있고 인간관계에서 매우 개방적인 성향을 띤다. 또 누가 묻지 않아도 스스로 자신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하는 자기노출을 잘 하며 남의 이야기도 잘 듣는 타입이다. 이 유형은 적극적이고 민주적인 의사소통을 하기 때문에 이 영역의 크기가 넓으면 좋다. 그러나 지나치게 말이 많으면 주책스럽게 보일 가능성도 있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히기도 한다. 

두 번째는 ‘보이지 않는(blind)’, ‘맹목영역’이다. 타인은 알고 있지만 본인 스스로는 알지도 보지도 못하고 있는 영역이기 때문에 blind, 눈먼영역이라고도 한다. 이 영역이 크게 나타난다면 '자기주장형'으로 자신의 감정이나 의견을 잘 표현하는 사람일 경우가 높다. 하지만 자신이 남들에게 어떻게 비치는지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독단적이라는 지적을 받기 쉽다. 또, 남을 ‘보지 못하는’ 성향이기 때문에 경청을 잘 하지 않아 배타적으로 보일 수 있다. 

세 번째는 ‘숨겨진(hidden)’, ‘은폐영역’이다. 자신은 알지만 타인은 모르는 '신중형'으로 속이 깊은 성향과 동시에 계산적이고 실리적인 면도 가지고 있다. 또, 자신만의 세계 속에서 산다든지 남들에게 자신이 노출되지 않기를 바라며 과묵한 편이다. 때문에 인간관계에서는 대체로 수동적인 성향을 띠며 타인의 정보만을 알고자 하는 성향인 경우가 많다. 이 유형의 사람은 내면적으로 고독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아 현대인에게 가장 많이 나타나는데, 고독감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좀 더 개방적이고 깊이 있는 교류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네 번째는 ‘알 수 없는(unknown)’, ‘미지영역’이다. 자신도 모르고 타인도 모르는 모습을 말한다. 이 영역의 사람은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며 타인과의 접촉을 불편해 하거나 의사소통에도 참여하지 않는 폐쇄적인 성향을 띤다. 때때로는 고집이 세고 주관이 지나치게 강한 사람도 있고 부적응으로 인해 소외된 채 살아가는 사람들도 이 영역에 해당한다. 

위에서 설명한 네 가지의 영역은 누구나 조금씩 가지고 있다. 그 중 바람직한 인간관계의 형성을 위해서는 첫 번째 영역인 공개영역을 넓히는 것이 좋다. 개방적인 태도는 효율적인 의사소통을 이끌어내고 타인과 공유할 수 있는 정보가 많아져 관계가 발전할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반면, 스스로 고립되는 미지영역은 줄이고 인간관계에 좀 더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태도를 가질 필요가 있다.

‘타인은 나를 비춰주는 사회적 거울’이라는 말이 있듯이 타인과 상호작용하며 얻게 되는 반응 속에서 나의 모습을 비추어보고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행동에 대한 조절능력은 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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