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 / 디자인 이정선]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냉방가전인 에어컨, 선풍기 등의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그리고 다양한 종류의 냉방가전들 중 최근 ‘냉풍기’가 서큘레이터와 더불어 새로운 냉방가전으로 소개되고 있는데 에어컨과 비교가 되면서 판매되는 냉풍기는 어떤 냉방가전일까? 

냉풍기(冷風機)는 이름 그대로 찬바람을 내뿜는 기계를 말한다. 에어컨과 동의어로 쓰이기도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판매되고 있는 냉풍기는 물의 기화열을 이용해 냉각을 시키는 기계를 의미한다. 

냉풍기의 원리는 물을 증발시켜서 열을 빼앗아 가게 하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냉풍기 내부에는 물이 담긴 수조가 있고 종이나 천 등을 재질로 하여 물을 빨아들이는 필터가 있다. 냉풍기는 냉각팬으로 바람을 일으켜 이 필터를 지나가게 하고 이때 바람에 의해 증발되는 기화열에 의해 발생하는 열의 손실로 인해 냉각효과를 불러일으킨다. 

물 1kg의 기화열은 540kcal로 냉풍기를 사용했을 때 이론상으로는 상당한 온도 저하가 일어나야 한다. 그러나 냉풍기를 가동하면 바로 앞에서는 일반 선풍기보다는 더 시원한 느낌을 받을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냉각효과를 일으켰다는 느낌은 받을 수 없다. 왜일까? 바로 ‘습도’ 때문이다.

냉풍기는 ‘물’의 기화열을 이용하기 때문에 증발시키면서 수증기를 생성한다. 밀폐된 공간에서 냉풍기를 틀면 이 수증기 때문에 습도가 높아지므로 기온은 다소 낮아질지 모르나 불쾌지수가 높아진다.

또한 빼앗긴 온도를 머금고 있는 수증기가 그대로 그 공간에서 떠돌고 있기 때문에 바로 앞만 
시원해지고 다른 곳은 온도가 높아져 냉각 효율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것이다. 또한 높아진 습도는 가전제품에 악영향을 끼치고 곰팡이가 발생할 확률을 높이는 단점이 있다. 

그렇다고 습도를 낮추기 위해 문을 열면 외부의 열이 침투해 뜨거워지고 물을 사용하지 않으면 선풍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게 된다. 즉 냉풍기를 사용했을 때 냉각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해서는 제습기를 함께 사용해 습도를 낮춰주거나 고온 저습한 기후가 있는 곳에서 사용하는 것이 좋다. 

반대로 에어컨은 기화점이 낮고 기화열이 큰 냉매를 이용하여 냉각시킨 바람을 밖으로 송출하고 그로 인해 냉매관에 맺힌 습기는 호스나 펌프를 이용하여 배출하므로 사용할수록 건조한 공기를 만들게 된다. 공기가 건조할수록 불쾌지수도 낮아지고 문을 열 필요가 없어 단열효과도 커져 냉각효과가 냉풍기보다 훨씬 크고 냉각 효과가 냉풍기보다 오래 갈 수 있는 것이다. 

냉풍기는 에어컨보다 낮은 전력 소모를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냉풍기란 선풍기 앞에 젖은 천을 대고 있는 것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다만 냉풍기는 에어컨 바람처럼 건조하고 인위적인 냉기를 품고 있지는 않기 때문에 취향에 따라, 용도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냉풍기가 에어컨과 같이 강력한 냉기를 뿜는다는 잘못된 기대는 하지 않도록 하자. 전기세와 시원함은 비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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