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다고 또 비켜가는가?

더 중대한 국가어젠다를 생각해야 여름휴가철이 끝나고 본격적인 대선정국의 시작이 예고된다.

오늘은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확정되는 날이고 민주당은 내달 23일의 최종후보확정을 위한 일정에 본격적인 레이스를 걸고 있다.

무척이나 중요한 2012년의 대선게임을 앞두고 필자의 가슴은 허전하기 그지없다.

대한민국의 대선정국이 경제민주화보다 더 중요한 문제들을 애써서 외면하기 때문이다. 분단국가에 살고 있는 현실을 외면해야 표가 더 되는 잘못된 사회분위기에서 젊은이들에게 교육이 잘 안 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지 않았던 대한민국 현대사의 아픔의 본질을 필자는 이미 2004년부터 많은 글을 통해 여기저기서 발표했지만, 웬 지 그 당시는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관심을 덜 보이던 대한민국의 주요언론들이 이제야 이 문제가 나라의 중요한 문제라고 떠드는 모습은 일부 잘못된 민주주의의 토대를 갖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주소를 보는 것 같이 서글픈 생각도 든다. 지난 번 통합진보당 사태 이후야 언론들이 이 문제를 본격적으로 조명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지식인으로써 서글퍼 할 시간의 여유도 없어 보인다. 대한민국이 앓고 있는 重病이 더 곪아터지기 전에, 우리사회에 만연한 反대한민국세력들의 확산을 방관하고 정치인들이 표를 핑계로 회피한다면, 바른 역사의식을 가진 지식인들이라도 계속 떠들고 이야기하면서 정치권의 잘못들을 탓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중차대한 문제 앞에서 대한민국의 正論을 설파해야 하는 선비들이 권력을 위해서 아부하고 잘못된 언어로 본질을 호도하는 길을 걸어서는 안 된다.

어제 주말에 한 민간방송사의 사극인 ‘무신’이란 드라마를 보니, 고려시대에 무신정권의 전횡이 극에 달해 잘못세운 도방의 지도자 최항을 향해 쓴 소리를 하는 목숨을 건 한 충신의 精氣를 볼 수가 있었다. 당시 몽고와의 오랜 전쟁으로 강화로 천도한 최우의 후계자로 서자인 최항이 옹립되는 과정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 별장 김준의 목숨을 건 충정어린 忠言들이 사극에서 보여진 것이다.

필자는 자연스레 그 당시의 상황과 분단의 문제를 풀어야 하는 오늘날의 한국정치판을 비교해 보면서 유력 대선주자 주변에 그러한 忠臣들이 얼마고 있고 얼마나 忠言을 하면서 제대로 대통령후보들을 보좌하고 있고 나라를 위해 헌신하고 있는지 비교해 본 것이다.

권력쟁탈을 위해서 잘못된 처방을 앞세우고 있는 것은 아닌지?
후보들에게 소탐대실의 소인배적인 길을 권하면서 자신들의 이득만을 취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지금 우리사회에서 생계형 서민들이 증가하면서 먹고사는 민생문제가 서민들에게는 더 크게 와 닿지만, 나라의 튼튼한 생존을 생각한다면, 더 큰 문제가 필자의 눈에는 다른 곳에 도사리고 있어 보인다.

이러한 眞實을 알려야 하는 글쓰기를 통한 국민운동은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매우 힘들고 지리한 무언의 정신운동이다. 권력은 속성상 이러한 운동을 하는 정신세력들을 우대하지 않고 상항 견제하면서 姦臣들을 가까이 두고 巧言令色으로 나라도 망치도 자신도 망치는 역사를 우리는 수없이 인류사에서 보아왔다.

오늘의 대한민국이 이러한 면에서 예외가 될 수 있는가?

지금 與野의 대부분 대선후보들은 理念의 시대는 갔으니 이제는 복지확대를 중심으로 민생에 힘쓴다는 대선메시지가 주류를 이루고 동북아의 新냉전구도를 외면하면서 북한이 호전적인 대남자세를 버린 것처럼 평화무드를 앞세우며 취약한 대한민국의 안보문제는 등한시하고 있는데 이거야 말고 망국적인 선거포폴리즘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제주해군기지건설문제도 제대로 국민을 상대로 설득하지 못하는 후보들이 대한민국을 위한 좋은 대통령이 될 수 있는가?

독도라는 진실앞에서 현실적으로 해군력이 약한 대한민국이 도덕성과 논리만으로 국제사회에서 승자로 자리매김한다는 보장이 있는 것인가?

구호와 허상이 아닌 실체와 힘만이 최후에 승리를 답보하는 세계사의 변천사에서 대한민국만이 예외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할 것인가?

최근에 불거진 독도문제도 당연한 우리의 영토지만 힘을 전제로 한 국제정치의 냉혹한 현실에 대한 우리의 준비부족도 스스로 돌아보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주요 대선주자주위엔 이러한 문제의 本質을 말하고 남남갈등의 원인을 분석하면서 해결해야 된다는 주장하는 충정의 책사들이 없거나 적은 모양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표만 의식하고 가장 중대한 나라의 문제를 외면할 수 있단 말인가? 속으로는 준비하는지 몰라도 대한민국을 반대하는 국내의 잘못된 세력들을 상대로 선전포고를 하는 후보는 한 명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대한민국에 진정한 어른들이 있고, 원로들이 있다면 이래서는 안되는 것이다. 내가 아는 많은 분들이 나라를 위해 주야로 애쓰고 있지만, 아직도 대다수는 眞實을 외면하고 자신의 주변만을 의식하고, 나라를 위해 忠言을 하는 역사의식과는 거리가 만 기득권 위주의 소인배적인 삶을 살고 있는 이들이 더 많다는 생각이다.

세상의 모습이 이러하다보니, 오직하면 이 땅의 젊은이들이 준비가 부족해 보이는 안철수씨와 같은 분에게 지지가 옮겨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정치에 대한 혐오, 기득권세력에 대한 반감 및 부패의 만연, 미래에 대한 희망의 상실, 북한 변수의 위험성에 대한 교육의 부재 등으로 보아야 할 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젊은이 들을 훈육하고 인도할 대안을 갖춘, 제대로 된 함량 있는 정치세력을 우리가 어떻게 마련하고 창출해야 하는가? 말은 쉬워도 실천은 천배는 어려울 것이다.

참으로 큰 고민이 아닐 수가 없다.

조중동 KBS MBC SBS 등을 비롯한 주요 언론매체들이 나라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에 공간과 지면을 더 할애하고 표피적이고 자극적인 감성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시청률위주의 프로그램이나 지면편성을 줄이면서 새로운 국민여론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나라의 근본적이고 심층적인 문제들을 다루지 않고 인기가 없다는 이유로 애써서 비켜가는 글과 방송으로 국민들이 제대로 된 역사의식을 갖지 않는데 조금은 일조하고 있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다시 짜고 우선순위를 바꾸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권력을 의식하지 말고 眞實을 말하는 언론의 기본윤리를 되돌아 볼 때인 것이다.

이 번 대선정국에서 큰 變數로 서성이고 있는 안철수씨도 지금 대한민국에 이념이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대하여 남북한의 현실에 대해 심도 있는 연구와 이해가 결핍된 자세로 비켜가는 모습이지만, 지금까지 말한 것을 토대로 보면 다소 부적절한 생각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필자와 같이 나라문제의 본질에 더 관심을 갖고 있는 지식인은 그에게 후한 점수를 줄 수가 없을 것이다. 아직도 세계사에서 유일하게 분단의 구조를 갖고 있는 신냉전시대의 도래가 시작되는 대한민국은 이념은 매우 소중한 국가윤리로 작동할 것이기 때문이다. 후보들이 스스로 준비가 덜 되었다고 자백하는 것이 아니고 무엇인가?

민주적 多樣性을 먹고 사는 민주주의라도 나라의 토대인 안보와 경제를 떠난 사회균열의 문제에 대한 근본적이고 치열한 인식이 부족한 후보들이 이 나라의 대통령이 된다면 나라의 가장 중요한 문제는 더 악화되고, 감당을 책임질 수 없는 수 많은 예산이 소요되는 인기성 정책과 선심성 공약만이 국민들의 관심이 되고, 정작 나라의 가장 중요한 무형의 자산인 역사의식과 안보인식은 서서히 사라지게 되어서 그 큰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후손들이 지게 될 것이다.

나라의 살림이 어렵다고 방관하면서 또 한편으론, 정신적으로 反대한민국세력들을 양산하면서 우리스스로가 정신적으로 무기력해 있는 모습들에 무관심한 인사들이 이 나라의 대통령이 된다는 것은 이 나라의 큰 불행이 될 것이다.

올림픽 5위와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라는 경제적 양적 수치와는 별개로 수면하에서 점점 더 삭어가고 있는 사화통합에 대한 고리의 약화와 남남갈등의 체계적이고 점진적 확대는 대한민국 스스로에게 가장 큰 敵으로 돌아와서 우리 후손들을 매우 힘들게 할 것이다. 지금과 같은 근시안적인 처방들과 소탐대실의 선거포풀리즘은 이 나라에 궁극적으로 큰 짐을 안겨줄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여권의 후보로 대선정국을 이끌 박근혜 씨는 더 치열한 역사의식과 국가의식으로 정치포풀리즘을 극복하고 종합적이고 총체적인 시각에서 나라의 문제들을 조명해야한다. 경제민주화보다도 더 중요한 국가어젠다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기반으로 감동과 진실의 언행으로 국민들의 표를 얻어내는 殺身成仁의 救國정신을 기반으로 대통령이 되는 프로젝트를 만들어야 승리가 답보될 것이다. 야권의 후보라고 예외는 아닐 것이다. hanbatforum.com

2012.8.20 박태우 敎授(고려대학교 지속발전연구소, 푸른정치경제연구소장)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상임위원/주한동티므로명예영사/한국정치학회이사


-오피니언에 수록된 내용은 집필자의 개인적인 견해이며 , 시선뉴스의 공식적인 의견을 반영하는 것이 아님을 밝힙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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