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과거와 달리 밥값을 호가하는 커피와 음료를 아무런 거리낌 없이 사서 마시는 시대에 살고 있다. 하지만 반대로, 여전히 우리 주변에는 커피 값에도 못 미치는 한 푼 한 푼이 아쉬운 소외계층도 함께 살아가고 있어 그들에 대한 관심이 요구되는 것도 지금의 현실이다.

특히 그러한 소외 계층이 최근 실버시대에 도래하면서 노년 계층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다. 그래서 노인 인구가 밀집된 지역에서는 박스와 고물을 주워 팔면서 생계를 힘겹게 유지하는 노인들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소외계층, 기초생활수급자의 눈물겨운 사연이 알려지면서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사진/픽사베이]

“전 재산 500만원을 쓰레기로 착각해서 버렸소. 도와주소…. 그 돈 못 찾으면 나는 죽소….” 지난 17일 부산진경찰서 당감지구대에 느닷없이 몸이 불편한 60대 노인 A 씨가 들어오면서 눈물로 호소했다. 당시 놀란 경찰들은 A 씨를 진정시키고 자초지종을 묻기 시작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평소 당뇨와 고혈압을 앓고 있어 거동이 불편한 상태로 일을 할 수 없어 기초생활수급비로 생활하고 있었다. 턱 없이 부족한 생활비에도 A 씨는 한 푼 두 푼 아끼고 아껴 돈을 모았는데, 어느 날 자신의 실수로 그렇게 모은 전 재산 500만 원을 모두 분실하고 말았다.

경찰에 A 씨가 털어놓은 사정은 이랬다. A 씨는 평소 종량제 봉투를 구매하는 것조차 어려웠던 터라 생활 쓰레기를 버리기 위해 이곳저곳을 돌며 공간이 남은 남이 내다 놓은 종량제 봉투를 찾아 자신의 쓰레기를 버려 왔다. 그러던 중 사건 당일이던 지난 17일 가방 안에 전 재산 500만 원이 담긴 검정 봉투 역시 쓰레기로 착각해 남이 버린 종량제 봉투에 넣어 버린 것. 평소 몇 군데를 돌며 쓰레기를 버려왔기에 A 씨는 돈 봉투를 버린 곳을 찾을 수 없어 다급한 마음에 경찰을 찾아 나오는 눈물을 참으며 간곡한 부탁을 늘어놓은 것이었다.

'500만 원'. 개개인의 주머니 사정에 따라 이 금액의 크기가 어떻게 보일지 몰라도 A 씨에게 이 500만 원은 삶의 전부였다. 그랬기에 ‘그 돈 못 찾으면 나는 죽소’라는 절박한 표현을 사용하며 경찰에 도움을 부탁했을 것이다.

그렇게 사정을 들은 지구대 근무 중이던 정민기/박혜진 순경은 쓰레기 수거 시간이 되어 해당 종량제 봉투를 치우면 돈을 찾을 방법이 없을 거라고 판단한 경찰은 곧바로 현장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망설임 없이 맨손으로 쓰레기 더미를 뒤지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두 경찰은 다행히도 쓰레기 더미에서 돈이 들어있는 검정 봉투를 발견해 냈다.

“목숨을 살려줘서 고맙다” 그렇게 전 재산이 담긴 봉투를 찾을 수 있었던 A 씨는 두 순경에게 연신 감사를 표했다. 이번 사건 자체를 놓고 보자면 해피엔딩이지만, 여전히 하루하루를 고단하게 살아가는 소외계층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게 만들고 있다.

표면적 생활수준은 과거에 비해 비약적으로 발달한 대한민국. 당연히 빈부의 격차는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것을 더 극명하게 만들어 버리는 사회적 불합리함과 부조리함이 전혀 없다고 누구라도 자신 있게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이번 사건에서 A 씨가 호소한 힘든 삶을 통해 소외 계층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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