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 디자인 이연선] 스마트폰이 하루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등 대부분의 일상을 차지하게 되면서 그에 따라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 개발되고 있다. 그리고 그중 부(富)를 과시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도 있어 눈길을 끈다.

일명 ‘부자증명서’로 불리고 있는 이 애플리케이션은 설치하고 있으면 자신의 부유함을 상대에 은연중 알릴 수 있다는 취지로 개발되었다. 그런 만큼 부자증명서 애플리케이션은 비싼 가격대를 자랑하는데, 쉽게 ‘나는 이렇게 비싼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고 있다’라는 보이지 않은 자부심을 갖게 해준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부자증명서 애플리케이션은 지난 2008년 미국 앱 스토어에서 최초로 시작했다. “이 앱을 구매해 당신의 부유함을 주변에 증명 하세요”, “당신이 부자임을 증명할 수 있는 유일한 앱” 등의 문구로 이용자의 호기심과 과시욕을 자극한 이 애플리케이션은 별다른 기능 없이 ‘부유함’ 이라는 상징성으로 몇몇 이들에게 다운로드 되었고, 이를 다운로드 한 이용자들은 인증샷, 인증 캡처를 SNS에 이를 과시하듯 올리기도 했다.

부자증명서 애플리케이션은 개발자의 의도에 따라 가격이 정해진다. 보통 한국 돈으로 50만 원 선의 가격대를 형성했으며 그보다 훨씬 비싼 가격이 책정된 것도 있어 놀라울 따름이다. 더욱 놀라운 점은 이렇게 비싼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지만 부자증명서 애플리케이션의 기능은 별다른 것이 없다. 그저 다이아몬드/금과 같이 부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것들이 담긴 아이콘 혹은 배경화면을 제공하는 수준으로, 그저 ‘나는 이렇게 비싼 애플리케이션을 대수롭지 않게 다운로드 했다’라는 가벼운 의미만 존재할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애플리케이션은 미국을 넘어 전 세계로 뻗어나갔다. 그리고 그 영향은 대한민국에도 영향을 미쳐 다양한 부자 증명서 앱을 탄생하게 했다. 실제로 앱 스토어에 부자증명서라고 검색하면 다양한 가격대의 애플리케이션이 검색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의 부자증명서 가격도 제작자의 의도대로 천차만별, 필자가 실제 검색해 본 결과 45만 원부터 1000원까지 다양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스마트폰 시대의 부유함도 애플리케이션으로 과시하라는 의도가 담긴 부자증명서. 엉뚱한 발상에서 시작한 애플리케이션이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는 분명 현대인들의 과시욕과 허영심을 반영한 것이라 곱게 보지 않는 시각이 대다수이다. 아무런 기능 없이 ‘자랑’ ‘인증’이 담긴 이 애플리케이션이 혹시 우리 사회의 한 면모를 반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두가 한 번쯤 생각해 볼만한 현상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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