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지난 6월 장마 중 찾아온 제7호 태풍 ‘쁘라삐룬’으로 인해 국내에서 알게 모르게 많은 피해가 발생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전남 신안군의 31개소 염전이 많은 비에 침수되어 다량의 ‘천일염’ 녹아 유실되어 발생한 피해인데, 당시 유실된 천일염은 550톤에 달했다. 이와 반대로 최근 가뭄이 지속되면서도 염전의 천일염 생산에 장애로 작용하고 있어 어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신안군청]

천일염은 바닷물을 ‘염전’으로 끌어 들여와 바람과 햇빛으로 수분과 유해성분을 증발시켜 생산한 소금으로, 굵고 육각형 결정 형태를 하고 있다. 소금은 흔히 ‘천일염’과 ‘정제염’으로 나뉘는데, 천일염이 자연 방식으로 만든 인공가공 없는 소금인 반면, 정제염은 바닷물을 전기분해해 불순물과 중금속 등을 제거하고 얻어낸 염화나트륨(NaCl)의 결정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처럼 자연 생산 방식의 천일염은 다양한 몸에 좋은 무기질이 많이 함유되어, 짠 맛만 지닌 정제염에 비해 좋은 소금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래서 과거부터 천일염은 우리 전통 요리의 재료로 빠지지 않아 왔는데, 특히 칼슘/마그네슘/아연/칼륨/철 등 무기질과 수분이 많아 채소나 생선의 절임에 유용하게 사용되어 김치를 담그거나 간장, 된장 등을 만들 때 재료로 쓰인다.

[사진/신안군청]

이러한 천일염은 우리나라에서는 수심이 깊지 않고 조수 간만의 차가 큰 서해안 또는 남해안에서 주로 생산되고 세계적으로는 인도양, 지중해 연안, 미국, 오스트레일리아 등에서도 생산된다. 이 중 서해안에 위치한 전남 신안군은 우리나라 최대의 천일염 생산지로 2017년 기준 전국 생산량 31만 톤 중 74%인 23만 톤을 생산하고 있으며, 전국 생산업체의 77%인 842개소의 염전이 신안군에서 천일염을 생산 중으로 품질도 세계적으로 뛰어난 수준을 자랑한다.

하지만 19일 발표된 신안군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집중호우 및 제7호 태풍 '쁘라삐룬'의 영향으로 신안군에 최대 384mm의 많은 비가 쏟아져 31개소 염전이 침수되어 천일염 생산에 큰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이 같은 사정에 해당 지역의 염전 어가들은 시름을 하고 있는데, 여기의 정부의 늦장 대처까지 더해서 그 고민은 더욱 심화하고 있다.

현행 당국의 '재난구호 및 재난복구비용 부담기준 등에 관한 규정'및 관련 지침에 따라 염전의 유실/매몰과 소금창고의 파손에 따른 시설 복구비용만을 지원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을 뿐, 소금창고에 저장된 소금 및 해주에 보관된 함수의 피해에 대한 보상기준이 없어 피해손실을 천일염 생산 어가가 고스란히 떠안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신안군청]

특히 신안군에서는 지난 2012년 전국을 강타했던 제15호 태풍 '볼라벤'으로 비슷한 피해가 발생했을 당시에도 재난복구 지원기준을 개선해 줄 것을 건의한 바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도 별도의 보상기준이 마련되지 않아 계속된 소금 가격 폭락으로 농가가 시름하고 있는 상황에 엎친 데 덮친 격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박우량 신안군수는 비금면, 도초면 등 폭우 피해 지역 현장을 둘러보고 피해주민들과 함께한 자리에서 자연재난에 따른 소금 및 함수의 유실에 대한 피해보상 규정과 재난복구 지원금 현실화 등 항구적인 대책 마련을 중앙부처에 지속해서 건의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우리나라 대표 특산물이자 세계적으로 높은 품질을 자랑하는 천일염. 이를 보전하기 위해서는 염전 어가의 끊임없는 노력과 자부심이 필요하다. 이 부분에 대해 정부가 인식과 이해의 폭을 넓혀 시급히 대책을 마련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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