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태웅] 명품브랜드 사이에서는 ‘중국의 월광족을 노려라’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명품 브랜드에 대한 월광족의 영향력은 상당히 크다. 지난달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여러 언론사에 따르면 월광족이 명품 브랜드들의 가치를 대폭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월광족이란 한자표기로 ‘月光族(웨광쭈)’이라고 작성하며 ‘달’을 뜻하는 月(월)과 ‘하나도 남기지 않는다’라는 뜻의 ‘光(광)’이 붙어 만들어진 단어다. 즉, 매달 월급을 받아 모조리 다 써버리는 사람들을 의미한다. 

[출처_wikipedia]

월광족이라는 단어는 지난 2011년 중국 광저우시의 청년실태보고 이후 쓰이기 시작했다. 당시 15~35세 1500명의 젊은 층을 대상으로 소비실태를 조사하였는데, 그 결과 조사대상 중 35%가 월급을 몽땅 써버리는 월광족인 것으로 조사됐다.

보통의 월광족은 1980년대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이후 ‘1가구 1자녀’ 산아제한 정책으로 태어난 이른바 ‘바링허우’ 세대에 그 기반을 가지고 있다. 이 세대를 흔히 ‘소황제’, ‘소공주’라고 말하는데, 부유한 가정에서 외동아들과 딸로 태어나 고등교육을 받고 서양 자본주의 문화를 받아드려 IT, 금융, 출판, 방송, 예술 등에 종사하는 이들이 많았다.

이들은 벌어 온 돈을 대부분 저축하던 부모세대와 확실히 달랐다. 중국의 급속한 경제발전과 서구문화의 유입은 그들에게 ‘현재를 즐겨야 한다’는 라이프스타일를 갖게 했고 소비행태 또한 미래지향적에서 현재지향적으로 변하게 됐다. 때문에 월광족은 어릴 적부터 접한 유명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높고 충동소비성향도 보인다.

문제는 이러한 월광족의 소비행태는 현대까지 이르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의미가 살짝 확장되었다. 과거 부유한 가정의 자녀들이 명품에 월급을 올인했다면, 이제는 부유하지 않은 가정의 자녀들까지 동참하고 있다. 물론 이들은 명품이 아닌 음식, 생활용품 등에 월급을 모두 사용하며, 이렇게 월급을 탕진한 후 은행에서 대출을 받거나 부모에게 용돈을 구하는 방법으로 해결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3월 김생민 진행의 ‘영수증’이라는 프로그램에는 중국인 강사 장위안이 출연해 결혼 자금 마련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다. 그런데 장위안의 영수증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의 자금을 음식비용과 택시비에 사용하는 등 신 월광족의 모습이 나타냈다. 문제는 이러한 소비행태가 다른 나라만의 이야기는 아니라는 것이다. 현재 지향적이고 충동적인 면이 많은 현대 우리나라의 젊은 층과도 매우 닮은 모습니다. 

물론 현재를 즐긴다는 기분 좋은 선택은 우리의 삶은 정신적으로 더 나아지게 만들어 주기도 한다. 그러나 지나친 과소비와 그를 넘는 충동소비는 우리 사회의 경제를 더불어 스스로를 악화시키는 중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중국의 월광족, 우리가 결코 가볍게 보면 안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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