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태웅 / 디자인 이연선] 언제 어디서 일어날지 모르는 긴급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배우는 심폐소생술. 정부에서는 이러한 긴급 상황을 누구나 대처할 수 있도록 심폐소생술 훈련을 학교, 직장에서 실시하고 있다.

우리가 심폐소생술 교육 시 사용하는 실습 마네킹의 정식이름은 ‘레스큐 앤(Rescue Anne)’이라 하는데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을까?

때는 1943년 프랑스 파리의 센강, 바람이 부는 강가에 어린 한 소녀가 익사한 채 시신으로 발견됐다. 그런데, 이 소녀의 얼굴은 미소로 가득했으며 물에 빠져 사망한 사람이라고는 전혀 믿기지 않을 만큼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이를 가까이에서 지켜본 한 병리학자는 소녀의 미소에 반해 뜻밖의 일을 계획하는데, 바로 죽은 사람의 얼굴을 밀랍이나 석고로 본 떠 만드는 안면상인 ‘데스마스크’를 만든 것이다.

병리학자가 만든 소녀의 데스마스크는 그의 지인들을 매료시켰고, 이윽고 데스마스크를 복제하게 된다. 이어 계속해서 복제되기 시작한 데스마스크는 수많은 집과 가게에 걸리기 시작했고 이를 사려고 몰려든 사람들 때문에 품귀 현상까지 일어나게 된다.

파리에서 시작된 데스마스크 열풍은 유럽으로 확산되어, 일부 유럽의 지식인들이 소녀의 데스마스크를 예찬하기도 했다. 그중 특히 소설가 알베르 카뮈는 데스마스크의 미소가 모나리자의 미소보다 더 아름답다고 말하기도 했다.

데스마스크 열풍은 의료기구에도 상당한 영향을 줬다. 1958년, 의료 기구를 제작하던 아스문드 레아달에 의해 이 데스마스크는 심페소생술 훈련용 마네킹에 사용되기 시작해 그 후 1960년부터 마네킹에 정식으로 ‘레스큐 앤’이라는 이름이 붙여졌고 이 마네킹은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심폐소생술 훈련 마네킹이 되었다.

1960년부터 정식으로 ‘레스큐 앤’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 마네킹은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심폐소생술 훈련 마네킹이 되었다.

세상에서 가장 많은 키스를 받으며 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살리는데 도움을 주는 마네킹 ‘레스큐 앤’. 그러나 레스큐 앤의 얼굴 자체는 데스마스크였다는 사실이 아이러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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