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 디자인 최지민] 최근 대화가 가능한 다양한 IT 기기들이 출시되고 있다. 가장 대표적으로는 인공지능(AI) 스피커로, 이 스피커에게 부여된 이름을 부르면 사람처럼 대답을 하고 다양한 음악을 검색해 들려주는가 하면, 현재의 기분을 말해주면 그에 맞는 음악을 선곡해주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기기를 SF 영화 속 지능을 갖춘 로봇으로 발전하기 전 단계인 인공지능 기기로 봐야하는 것일까? 그리고 그 인공지능의 기준은 무엇일까? 비록 현재에도 스피커 등 다양한 제품들이 ‘인공지능’ 타이틀을 갖고 있지만 이에 대한 기준은 따로 없기 때문에 아직은 이에 대한 확답을 내릴 수 없고, 기술이 발전한다고 해도 어디부터 인공지능이라고 봐야하는지 그 기준을 명확히 나누기란 어려운 일일 것이다.

이 같은 고민은 컴퓨터가 막 개발되기 시작하던 때부터 이어져온 고민이다. 당시 과학자 혹은 수학자들도 뛰어난 계산 능력을 갖춘 컴퓨터를 인간의 지능을 갖춘 즉 인공지능 컴퓨터로 봐야하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두고 다양한 고민을 했다. 그 중 1950년 영국 수학자의 앨런 튜링은 그에 대한 해답을 얻고자 자신만의 ‘인공지능 판별법’을 제시하기도 했는데 이를 ‘튜링테스트’라 부른다.

튜링테스트란 기계(컴퓨터)가 인공지능을 갖추었는지를 판별하는 실험이다. 당시 이를 개발한 앨런 튜링은 자신이 작성한 ‘컴퓨터의 지성’에 관련한 논문을 통해 컴퓨터가 사람처럼 생각할 수 있다는 견해를 제시하면서 튜링테스트 개념을 소개 했다. 그는 이 논문을 통해 인간이 컴퓨터와 대화(채팅)를 나누었을 때 컴퓨터의 반응과 인간의 반응을 구별할 수 없으면 컴퓨터가 사고를 할 수 있는 상태 ‘인공지능’이라고 주장했다. 즉 컴퓨터가 스스로 사고할 수 있음을 확인하기 위해서 대화를 해보면 된다는 논리였다.

이러한 앨런 튜링이 제시한 튜링테스트 개념은 향후 컴퓨터 발전에 있어 작은 양분이 되었다.다만 앨런 튜링은 이러한 개념을 제시했을 뿐 실제 실험 방법은 언급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튜링테스트는 훗날 컴퓨터 과학자들의 과제로 남겨져 정확한 테스트 방식이 여러 연구진에 의해 연구되었고, 2014년 영국 레딩대의 튜링테스트 실험방식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레딩대의 튜링테스트 방법은 이렇다. 우선 인공지능을 판별할 심판이 컴퓨터 2대가 설치된 방에 들어가게 된다. 이 때 하나의 컴퓨터는 사람이 조작을 하고 다른 컴퓨터는 실제 인공지능 프로그램이 스스로 대답을 하는데, 심판은 어떤 쪽이 사람이고 컴퓨터인지 볼 수 없게 가려져 있다. 이러한 상태에서 심판은 일정한 횟수와 시간동안 번갈아 가면서 두 컴퓨터와 대화를 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더욱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어진 컴퓨터를 선택하면 된다. 이렇게 총 30명의 심판이 같은 과정을 거치고, 실험에 사용된 진짜 컴퓨터가 3분의 1이상의 심판을 속였을 때 ‘스스로 생각할 수 있다’ 즉 인공지능을 갖췄다고 인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튜링테스트는 현재까지도 완전히 인정되지는 않은 인공지능 판별법이다. 단순히 순간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나갔다고 해서 인공지능을 구분한다는 것은 모순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고도화 된 현재에 이 같은 튜링테스트를 이용해 인공지능을 판별하는 것은 가벼워 보이며, 특히 1950년대 컴퓨터 개발 초창기 시대에 언급된 방식을 가지고 인공지능을 구분을 짓는다는 것이 우습다는 해석이다.

본격적인 인공지능 시대를 향해 내달리는 현재, 과연 인공지능을 판별하는 그 기준은 무엇일까. 내비게이션, 스피커, 스마트폰을 통해 인공지능 기술이 도입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새로운 그리고 명확한 인공지능에 대한 기준과 판정법이 기다려진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