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정지원 / 디자인 김미양] 최근 꾸미는 남성이 늘어나면서 남성 뷰티시장의 규모도 점차 커지고 있다. 시장 조사 기관인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남성화장품 시장 매출은 1조 2000억 원으로 오는 2020년까지 매년 50% 이상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990년대에 등장한 꽃미남 신드롬을 시작으로 이제는 외모를 잘 꾸미는 것이 여성들만의 관심사가 아니게 된 것이다.

이처럼 미용과 패션에 관심이 많은 남성들을 ‘메트로섹슈얼(metrosexual)’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 ‘메트로섹슈얼’의 개념에 IT가 접목되어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된 신인류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있다. 바로 ‘테크노섹슈얼(technosexual)’이다. 이들은 메트로섹슈얼이 가진 미용과 패션에 관심이 많은 성향에다 첨단 디지털 기기도 좋아하는 ‘테크노파일(technophile)’ 성향을 가지고 있다. 즉 ‘IT기기를 패션처럼 입는’ 남성을 말한다.

메트로섹슈얼은 1994년 영국의 문화비평가 마크 심슨이 여성적 취향의 남성들을 부르는 말로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 시초였다. 메트로섹슈얼의 대표적인 예로는 영국의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이 있다. 패션에 관심이 많은 데다 액세서리 같은 여성적 관심을 즐기는 신세대 남성상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메트로섹슈얼은 일반 남성들과 구분되는 몇 가지의 특징을 가진다. 우선 꽃무늬나 밝은 색상의 옷을 입는 데에 거부감이 없고, 액세서리를 착용하기도 하는 등 헤어스타일에 신경을 쓰고 트렌디한 스타일의 옷을 입는다는 특징이 있다.

한편 ‘테크노섹슈얼’은 여기에다가 IT 기기를 좋아하는 성향까지 가지고 있다. 테크노섹슈얼은 어려서부터 첨단 디지털 문화에 익숙하여 최신 IT 기기를 잘 다루고 테크놀로지를 활용한다는 특징이 있다. 그래서 자신만의 디지털 가젯(digital gadget)을 패션 아이템의 하나로서 표현하기도 한다.

이들의 또 다른 특징은 대체로 첨단 기기가 패션 아이템으로 활용될 수 있는 요소, 즉 디자인뿐만 아니라 성능까지도 고려한다는 점이다. 새로 출시된 기기는 어떤 점에서 개선되었는지를 파악해 성능이 뛰어난 제품을 선호하는 면이 있다. 이러한 점 때문에 테크노섹슈얼은 전자기기 분야에서도 중요한 소비층으로 떠오르고 있다.

테크노섹슈얼이 선호하는 IT 기기가 바로 ‘웨어러블’ 기기에 해당한다. 그 예로는 야외 활동시에도 휴대가 편리한 골전도 블루투스 이어폰이나 근육과 체지방률까지 나타내주는 스마트밴드가 대표적이다. 또, 스마트워치나 스마트글래스 같은 아이템도 테크노섹슈얼 족의 관심을 받고 있다. 스마트의류 등의 개발도 활발해서 앞으로 더욱 다양한 웨어러블 기기가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외모도 하나의 경쟁력으로 여겨지는 요즘. ‘관리하는 남성’과 ‘최신 IT 기기에 민감한 남성’이라는 두 가지 면을 다 갖고 있는 테크노섹슈얼은 남성들의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 중 하나로 자리 잡게 됐다. 이러한 현상이 일시적인 신드롬에 그치지 않고 계속해서 남성 뷰티 시장과 IT 시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지 주목해봐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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