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 디자인 김미양] 여행에는 여러 방법이 있고, 또 어떻게 여행지에서 보내느냐에 따라 다양한 감성과 추억을 남길 수 있다. 그리고 그 가치가 높기에 돈이 넉넉하지 않을지라도 수시로 여행을 떠나며 삶의 원동력으로 삼는 부류도 있다. 이러한 부류를 중심으로 과거부터 행해져 오던 여행 형태를 주로 배낭여행, 무전여행 등이라 부르며 주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유행해 왔다.

그런데 최근 이러한 배낭여행/무전여행이 변형된 형태의 여행객이 세계 각지에서 화제 또는 논란이 되고 있다. ‘베그패커’라 불리는 이들은 우리나라의 인파가 많이 몰리는 장소에서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는데, 여기서 베그패커란 ‘구걸하다’는 뜻의 ‘beg’와 '배낭여행객'을 뜻하는 ‘backpacker’가 합쳐진 합성어이다.

베그패커라는 이름처럼 이들은 여행을 떠나 현지에서 구걸하는 방식으로 경비를 마련한다. 각각 베그패커의 성향에 따라 자신이 만든 간소한 액세서리를 판매 하는 사람, 여행지를 돌면서 촬영한 사진을 판매하는 사람, 길에서 버스킹 공연을 하면서 관람료를 자유롭게 받는 사람, 아니면 아예 자리를 깔고 앉아 말 그대로 구걸을 하는 사람 등 다양한 유형이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한 베그패커의 유형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바로 거리에서 프리허그를 하며 돈을 받는 남성 러시아 여행객이었다. 이를 두고 여러 가지 의견이 분분했는데, 안아 주고 돈을 받는 행태가 현지인(아시아인)들에 비해 자신을 우월하다고 봤기 때문이라는 부정적 측면과 여행지에서 젊음의 패기를 이용해 문제가 될 것 없다는 의견이 대립되었다.

사실 이런 논란을 차치하고, 베그패커의 이러한 돈벌이 행태는 국내에서 불법이라 그 자체가 문제이다. 관광 목적으로 입국한 외국인의 영리 활동은 체류자격에 해당하지 않은 것은 물론, 국내 체류비용을 부담할 능력이 없는 사람의 입국을 금지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베그패커에 대한 논란은 국내에서만 발화된 문제는 아니다. 각국의 여론도 이를 두고 비판하는데 호주의 뉴스닷컴은 "파렴치한 베그패커의 등장"이라 보도한 바 있고 영국의 디인디펜던트는 "베그패킹이 좋지 않은 방향으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베그패커 이전에 무전여행 역시 많은 젊은 층 사이에서 유행하다, 민폐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점점 사라지게 되었다. 그리고 그 변형된 형태의 여행이 현재 다시 조금씩 나타나는 상황. 이러한 베그패커를 민폐이고 명백한 불법 행위로 보고 단속하고 몰아내야 할까, 아니면 새롭고 알뜰하게 여행을 즐기는 새로운 여행의 행태로 용인해야 할까? 베그패커에 대한 우리 사회의 고민이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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