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현정] 길거리에서 누군가가 싸우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면, 여러분은 구경꾼인가요? 싸움을 말리는 사람인가요?

사람은 정의나 옳고 그름을 분별하기 이전에 ‘휘말리는 것’에 대해 꺼려하는 습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분명 도와줘야 하는 것은 맞지만 그로 인해 그 사건에 휘말리는 것을 귀찮아하고 번거롭게 생각하는데요.

이렇게 주위에 사람은 많지만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보고도 주저하게 되는 것을 ‘제노비스 신드롬’이라고 합니다.

‘제노비스 신드롬(Genovese syndrome)’은 목격자가 많을수록 책임감이 분산돼 개인이 느끼는 책임감이 적어져 도와주지 않고 방관하게 되는 심리현상을 말하는데요. 따라서 방관자 효과라고도 합니다.

1964년 3월 13일 새벽, 미국 뉴욕 퀸즈 지역 주택가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합니다. 키티 제노비스라는 여성이 강도에게 살해된 사건인데 이 살인은 무려 35분간 계속되었다고 합니다. 제노비스의 살해현장을 자신의 집 창가에서 지켜본 사람은 무려 38명. 이들 중 그 누구도 제노비스를 도와주거나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 사건에서 유래한 용어 제노비스 신드롬은 바로 이런 구경꾼들의 심리를 이야기 합니다.

 

이는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나 ‘내가 엮어서 좋을 것이 없는 일’이라고 치부하는 개인주의와도 연결해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도 학교폭력, 아동학대, 가정폭력, 성폭력 등의 범죄가 일어나면서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외면하는 ‘제노비스 신드롬’에 빠져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뿐만 아니라 지하철에서도 이런 경우는 많습니다. 가끔 인터넷에 00영상이라고 올라오는 사건들을 보면 말려야 할 상황에 촬영만 하는 사람을 두고 비난하는 글들이 많이 올라오는데요.

과연 우리 사회에서 이렇게 난감한 상황에 용감하게 나설 수 있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요?

당당하게 나설 수 없는 이유도 있습니다. 폭력 사건을 신고할 경우엔 자신의 신원을 다 남겨야 하고, 심지어 대질까지 하는데 신고자로선 당연히 보복을 염려해 개입을 꺼리게 되는 것도 한 이유인데요.

물론 중요한 것은 제도적 개선이겠지만 그 전에 개인의 마음가짐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대단한 노력이나 엄청나게 기발한 해법이 필요하기보다 ‘누군가가 나서겠지’가 아닌 ‘내가 먼저’라는 생각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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