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병용 / 디자인 이정선] 명품의 대중화가 진행되면서 ‘명품’ 그 이상을 원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따라 패션업계를 비롯한 가전업계, 부동산업계 등은 일반인들이 범접할 수 없는 ‘초고가 명품’ 제품들을 출시하며 1%를 원하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기 위해 나서고 있다. 

이처럼 일반 명품의 가격을 뛰어넘는 초고가 명품을 ‘위버 럭셔리’라 한다. 위버 럭셔리는 영어로 최고를 뜻하는 ‘uber’와 사치품을 뜻하는 ‘luxury’를 합성한 신조어이다. 주로 명품의 대중화를 의미하는 맥셔러리(맥도날드와 럭셔리의 합성어) 또는 매스티지(Masstige)와 대조적인 의미로 사용된다. 

패션업계에서는 금융자산이 30억 원 이상이거나 연간 명품 소비에 투자하는 금액이 1억 원 이상인 계층을 위버 럭셔리의 주요 대상으로 설정하고 있다. 이들은 시계, 수제 정장, 보석 등의 제품을 주요 위버 럭셔리 품목으로 제작해 출시하며 ‘슈퍼 명품’을 원하는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고 있다.

이러한 위버 럭셔리 열풍은 패션업계를 넘어 다른 업계로도 확산하고 있는데, 지난 2월 덴마크 왕실 도자기 브랜드 로열코펜하겐은 서울 신사동에서 VVIP 고객들을 대상으로 ‘플로라 다니카’ 특별 전시가 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플로라 다니카는 로열코펜하겐의 제품 중에서도 초고가 라인으로 음용 식기 한 벌에 수천만 원대를 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접시 한 점에 최소 300만 원부터 시작하며 정교한 제품은 수천만 원에 이른다. 

지난해 8월 스위스의 프리미엄 스팀다리미 브랜드 로라스타도 100만 원을 호가하는 초고가 스팀다리미 제품을 국내에 출시했다. 일반적으로 5~15만 원으로 형성된 스팀다리미의 가격보다 훨씬 비싼 가격이지만, 로라스타가 출시한 위버 럭셔리 제품은 폭발적인 반응 속에 초도 물량 2천 대를 모두 판매하는 진기록을 썼다. 

부동산시장도 위버 럭셔리 열풍에 합류했다. 최근 서울 분양권과 입주권 거래 현황을 살펴보면 전체 거래량은 감소세를 보인 반면, 15억 원 이상의 초고가 아파트의 거래 건수는 392건으로 지난 2016년 225건을 기록한 것에 비해 167건 증가했다.

하지만 이러한 초고가 명품 열풍 속에 위버 럭셔리에 대한 사람들의 갈망을 악용한 범죄도 발생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지난 2006년, 100년 전통의 유럽 왕실을 대상으로 판매하는 스위스산 명품 시계라고 홍보하며 국내에 상륙한 ‘빈센트 앤 코’ 사건이 대표적인 위버 럭셔리 사기 사건이다. 

당시 ‘빈센트 앤 코’는 청담동에서 고급 런칭 파티를 열고 연예인들에게 제품을 협찬하며 최고가 1억 원에 달하는 위버 럭셔리 이미지를 형성했다. 하지만 그 출처에 의혹을 품은 사람들의 조사에 의해 ‘빈센트 앤 코’가 실체가 없는 유령 브랜드란 사실이 밝혀지면서 사건은 마무리되었다.

이처럼 위버 럭셔리는 명품 위의 명품을 원하는 사람들을 위한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며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인간의 욕망이라는 심리를 이용한 범죄라는 그늘도 존재한다. 위버 럭셔리 제품을 구매할 때, 그 출처와 가치에 대한 정확한 판단이 요구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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