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병용 / 디자인 김미양] 지난 2월, 미국 뉴욕 증권가 시장을 공포에 빠뜨린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다우존스 산업지수가 오전에 700포인트 넘게 하락하더니 오후에는 추가로 900포인트가 이상이 급락한 것이다. 이를 두고 워싱턴포스트는 ‘2011년 이후 최악의 하루’라고 묘사했고, 전문가들은 ‘플래시 크래시’의 재발을 우려했다.

‘플래시 크래시(Flash Crash)란 ’갑작스러운 붕괴‘라는 뜻으로 주가나 채권금리 등 금융상품의 가격이 일시적으로 급락하는 현상을 의미하는 용어이다. 주로 알고리즘 거래에서 컴퓨터 프로그램의 매물폭탄으로 주가가 급락하는 현상을 말한다.

플래시 크래시가 경제용어로 사용된 것은 2010년 5월 발생한 미국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추락사건 이후인데, ‘플래시 크래시 사건’이라고도 부르는 이 사건은 2010년 5월 미국 다우지수가 거래 종료 15분을 남기고 특별한 악재 없이 998.5포인트(약 9%)가 순식간에 폭락한 것을 말한다.

당시 사건 조사 결과, 당시 한 투자은행 직원이 거래 단위로 M(Million)대신 실수로 B(Billion)을 잘못 누르는 팻핑거(컴퓨터상으로 주문할 때 실수로 입력된 오류)를 범해 발생한 사건이었다.

2010년 발생한 사건은 ‘팻핑거’가 원인이었지만, 이후 발생한 플래시 크래시는 알고리즘에 의한 매매가 주원인이 되었다. 알고리즘 매매란 일정한 알고리즘에 따라 주식시장에서 상품거래가 자동으로 이뤄지도록 한 거래방식이다. 이러한 거래방식을 기반으로 주가나 파생상품의 미세한 가격변동을 1초에 수백에서 수천 번까지 매매해 수익을 올리는 ‘초단타매매’ 등이 가능하다. 이처럼 사람이 아닌 기계가 자동으로 매도하도록 설계된 프로그램에 의해 매도 물량이 대량으로 쏟아지면서 플래시 크래시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앞서 언급한 지난 2월에 발생한 뉴욕 증시 폭락은 플래시 크래시의 악몽을 되살아나게 했다. 당시 뉴욕증시에서 오전에만 700포인트 넘게 하락하던 다우지수는 당일 오후 3시 1분에 800포인트, 이어 3시 5분에 900포인트, 3시 8분 1000포인트 등 분 단위로 하락이 이어져 3시 12분까지 총 1597포인트 하락하면서 증권가에 공포감을 일으켰다. 이 또한 대규모 알고리즘 매도 물량이 풀리면서 순식간에 폭락한 것으로 밝혀졌다.

다행히 당시 폭락은 오후 4시 거래 마감 전에 일부가 회복되어 전장대비 4.6%만 폭락하며 마무리되었다. 하지만 당시 하락은 단순 하락폭으로는 역대 최대이며 하락률은 2011년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현상을 두고 국내 증권 전문가들은 국내에서는 알고리즘 매매가 활발하지 않아 위험이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알고리즘 매매가 즉각적이고 정확하게 주식을 사고판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언제 국내 증권시장에서 활성화될지 알 수 없는 일이다. 플래시 크래시의 악몽. 다시는 이런 사태가 발생하지 않을 세밀한 정책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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