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이유진 / 디자인 김미양] 아프리카 결식아동, 희귀 난치병 환자 등 우리 주변에는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한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리고 이들을 위해 기부활동을 벌이는 다양한 단체나 기업체가 존재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기부에 참여하고 싶은 마음을 먹다가도 절차가 복잡하거나 까다로워 혹은 금전적인 부분이 부담스러워 지레 포기하곤 한다. 이러한 이유들로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기부 경험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한 응답자는 26.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최근 기부에 대한 기존의 인식을 변화시킬 절차가 간편하고 재미있는 기부, ‘퍼네이션’이 새롭게 떠올라 기부의 대중화가 기대되고 있다.

‘퍼네이션'은 재미(Fun)와 기부(Donation)가 결합된 신조어로 누구나 쉽고 재미있는 방법으로 즐겁게 참여하는 기부 문화를 말한다. 이때 기부 액수보다는 기부하는 방법과 동기에 더욱 집중하기 때문에 참여자는 기부하는 과정에서 흥미와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퍼네이션의 대표적인 예로 2014년 전 세계 SNS를 뜨겁게 달궜던 ‘아이스버킷 챌린지’를 들 수 있다. ‘아이스버킷 챌린지’는 지목을 받은 사람이 얼음물을 뒤집어써서 루게릭병 환자들이 느끼는 고통을 직접 체험하고, 다음 사람을 지목하며 후원금을 모으는 캠페인이다.

당시 ‘아이스버킷 챌린지’ 영상은 대중의 뜨거운 반응을 불러왔고, 유명인과 일반인 구별 없이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어 사람들에게 급속도로 확산됐다. 그 결과 1년간 미국에서만 1억1,500만 달러(약 1,321억 원)의 후원금을 모으며 단일 캠페인 사상 최대 규모의 모금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 외에도 만들기를 이용한 퍼네이션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한국백혈병 재단에서 진행하는 소아암 어린이를 위한 ‘히크만 주머니 캠페인’이다. 소아암 어린이는 항암치료, 조혈모세포 이식을 받을 때 가슴 쪽 중심 정맥에 ‘히크만카테터’라는 관을 삽입하고 생활해야 하는데, 이때 관이 걸리적거리는 불편함과 동시에 감염의 위험에 노출된다. 그리고 이러한 위험으로부터 기기를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주머니가 ‘히크만 주머니’이다.

‘히크만 주머니 캠페인’ 참여자는 홈페이지에서 만들기 키트를 신청하고, 1시간에서 3시간 정도 손바느질을 해 주머니를 만들게 된다. 그리고 응원카드를 작성해 재단에 보내면 히크만 주머니와 함께 소아암 어린이에게 전달된다. 이처럼 ‘히크만 주머니 캠페인’은 손수 물건을 만들며 취미를 즐기는 동시에 정성을 전할 수 있는 기부방법으로 현재는 충분한 물량이 확보돼 캠페인이 조기 종료된 상태이다.

퍼네이션은 적은 비용으로도 참여할 수 있고 기존의 기부와는 색다른 방식으로 진행돼 젊은 층의 관심이 높다. 단순한 금전적, 물질적 도움을 넘어서 기부 활동 자체에 재미를 느끼고 기부를 즐거운 것으로 인식할 수 있게 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다양한 퍼네이션이 진행되고 있다. 스마트폰 잠금화면 광고로 기부금을 모으거나 커피나 신발을 구매하면 자동으로 기부가 이루어지기도 하고 게임을 하면 기부가 되는 퍼네이션도 등장했다.

이처럼 퍼네이션은 다양한 방식으로 많은 사람이 접근하기 쉬운 곳에 존재한다. 만약 기존의 기부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지닌 사람이라면 이번 기회에 쉽게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퍼네이션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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