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지영 / 디자인 김미양]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1.05명으로 역대 최저 기록을 세웠다. 한 자녀만을 키우는 저출산 가정이 늘면서 하나뿐인 자녀를 최고로 키우려는 인식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사회 현상을 반영하기라도 하듯 ‘골드키즈’라는 신조어가 생겨났다.

골드키즈(Gold Kids)란 왕자나 공주처럼 귀하게 자라는 외동아이를 뜻하는 신조어이다. 자녀에게만큼은 돈을 아끼지 않고 쓰려는 부모들이 늘어나면서 골드키즈 관련 산업 역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먼저 국내 교육기업들이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증강현실(AR)기술 기반의 교육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 학령인구가 감소해 중/고등교육시장은 규모가 줄고 있지만 한 자녀 가정은 늘면서 골드키즈를 위한 부모들의 교육 콘텐츠 구매욕구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패션업계에서도 저출산 문제가 심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키즈 브랜드를 독립시키거나 론칭하는 등 아동관련 사업을 넓혀 나가고 있다. 아동 건강식품 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아이 건강에 대한 부모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아이 전용 식품 매출이 늘고 있고 업계에서도 신성장 동력으로 주목하고 있다. 젖병살균소독기 등을 생산하는 유아가전에서도 그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러한 소비행태는 외동아이를 위해 부모와 양가 조부모까지 모두 여섯 개의 지갑이 열린다는 ‘식스포켓’, 여기에 삼촌과 이모까지 더해진 ‘에잇포켓’, 어린이를 수요층으로 하는 ‘엔젤산업’등의 신조어 또한 새롭게 만들어내고 있다.

경기침체와 불황에도 키즈 사업은 오히려 매출액이 더 늘고 있는 추세라 기존에 존재하던 아동 전문기업 외에도 많은 업체에서 키즈라인을 강화해 줄줄이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따라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며 현재도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해 키즈 사업을 접는 업체들이 생겨나고 있다.

한편 과거 1가구 1자녀의 강력한 산아제한 정책이 펼쳐진 중국에서도 이와 비슷한 사회 현상이 일어난 바 있다. 이른바 ‘소황제(왕자나 공주처럼 애지중지 키우는 외동아이) 신드롬’이다. 1980년대 태어난 이들은 풍요로운 경제 기반을 가진 부모의 과보호 속에서 자라며 사회적 활동량과 소비 수준이 높아 중국의 주요 소비계층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와 함께 골드키즈, 소황제 현상이 아이에게 끼치는 부작용도 생각해 보아야 한다. 부모가 아이를 애지중지 키우며 최소한의 예절교육도 하지 않고 좋은 것만 제공해 준다면 아이는 배려를 모르는 이기적인 사람으로 자랄 수 있다. 더 나아가 부모의 과보호에 단체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어른이 되어서는 노동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등 사회 적응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내 아이에게 좋은 것만 해주고 싶은 부모 마음은 누구나 같다. 따라서 경기가 어려워도 자녀를 위한 소비는 포기하기 힘들어 키즈 사업은 더 확대될 것이다. 하지만 자녀에게 너무 집중한 나머지 교육을 소홀히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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