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병용 / 디자인 이정선, 김미양] 자신의 딸 나연과 함께 동네를 산책 중인 두현. 평소 강아지를 좋아했던 나연은 산책 중에 옆집 개가 밖에 묶여 있는 것을 발견했고, 개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그러자 옆집 개는 나연을 향해 사납게 짖어댔고 이에 나연은 놀라 그 자리에 넘어지고 말았다. 개는 묶여있었지만 계속해서 나연을 위협했고, 위험하다고 생각한 두현은 황급히 달려가 개를 쫓아내려 시도했다. 하지만 개가 쉽게 물러나지 않자 두현은 근처에 있던 나무 막대기로 개를 때렸고, 결국 개는 그 자리에서 죽고 말았다.

시끄러운 소리에 나온 개 주인은 자신의 개가 죽은 것을 발견하고는 묶여 있는 개를 왜 죽였냐며 두현에게 보상을 해달라고 주장했다. 이에 두현은 자신의 딸이 위험한 상황에서 정당한 방위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과연, 두현은 개의 죽음에 대한 보상을 해줘야 할까?

개는 그 재물로서 타인의 소유의 객체이기 때문에 이 사안의 경우처럼 고의로 다른 사람의 개를 때려죽였다면 원칙적으로 민법 제750조 상의 손해배상책임을 해주어야 한다. 문제는 두현이 자신의 딸인 나연이를 보호하기 위해서 개를 때려죽였다는 점이다.

두현이 주장하는 정당방위는 타인의 불법 행위가 그 전제가 된다. 하지만 이 사안의 경우 개 주인이 개를 묶어놨기 때문에 불법행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이지 않으므로 두현의 행위가 정당방위에 해당된다고 볼 수 없다.

다만, 두현의 행위가 긴급피난 행위에 해당되는지 여부가 문제가 된다. 급박한 위난이라는 것은 긴급한 상황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임을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사안의 경우에는 두현의 딸인 나연이가 개한테 접근을 했다는 점, 개를 때려죽이는 시점에서 개가 묶여 있었기 때문에 나연이한테 방어 조치를 충분히 취할 수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

따라서 나연이를 보호할 유일한 수단이 개를 때려죽이는 것이라고 보이지는 않는다. 결론적으로 두현이는 개 주인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자신에게는 가족 같은 반려동물이 누군가에게는 위협이 될 수도 있다. 자신이 기르는 반려동물이 혹시나 타인에게는 불편함 혹은 공포감을 주지는 않는지 항상 점검해보는 자세를 가진다면 이런 사고를 방지할 수 있음을 유의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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