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유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미국, 한국과의 협상 테이블로 나와 적극적인 대화 의지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미국은 ‘영구적이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PVID)’를 목표로 협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북한의 핵폐기물을 처리하기 위한 장소로 ‘오크리지 핵시설’을 지목했다.

오크리지는 미국 테네시주 동부에 있는 도시로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에 대항하는 미국의 핵개발 프로젝트 ‘맨해튼 프로젝트’의 중심지였다. 컴벌랜드산맥과 그레이트스모키산맥 사이의 조용한 마을이던 오크리지는 인구밀도가 적고 교통이 좋아 핵 연구에 적합한 환경이었다. 따라서 비밀리에 핵개발이 진행되었고 오크리지는 지도에도 표시되지 않는 비밀도시, 혹은 원자력 도시라고 불렸다.

출처/위키미디어

이곳에 위치한 ‘오크리지 국립 연구소’는 1943년 설립되어 2차 세계대전 이후 냉전 종식 전까지 미국의 핵무기 부품을 제조했던 핵시설이다. 1945년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한 핵폭탄 ‘리틀보이’를 제조하기도 했다.

현재는 핵 개발 장비를 보관하는 저장소로 사용되며, 미국의 첨단과학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곳에 2004년 비핵화를 선언한 리비아의 핵 부품과 핵무기 관련 문서 등이 보관되어 있다.

미국이 북핵을 오크리지 국립연구소에서 처리하도록 하려는 이유는 영구적인 비핵화 때문이다. 북한이 이미 핵을 만들어 6차례 미사일 도발을 해왔기 때문에 미국 입장에서는 비핵화 절차가 완전하게 진행되는 것을 원한다. 따라서 미국 본토로 핵을 옮겨서 폐기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므로 북핵을 오크리지로 이송해 폐기하려는 것이다.

핵무기를 국외로 이송해 폐기한 젼례로 1991년 소련 붕괴 이후 구소련에 속했던 국가들의 경우를 들 수 있다. 우크라이나는 수천기의 핵무기를 러시아로 이관해 체제 보장을 받고 경제지원을 얻어냈다. 한편 리비아는 25톤에 달하는 핵물질과 관련장비, 핵개발 문서를 미국 오크리지 우라늄 농축공장 Y-12으로 이관해 2004년 핵폐기를 완료했다. 그러나 핵무기가 사라진지 10년도 채 되지 않은 2011년, 리비아 내부에 반정부시위가 일어나 리비아를 독재 통치하던 카다피가 혁명군에 의해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다.

미국은 북한을 향해 오크리지 핵시설에 핵무기를 넘길 것을 주장했다. 북한은 핵을 폐기하기 이전에 체제보장과 경제 지원에 대한 더욱 확실한 답을 얻고자 하는 상황이다. 두 나라가 신뢰를 쌓지 못할 경우, 북한이 비핵화를 하더라도 오크리지가 아닌 중국이나 러시아로 이관하겠다고 주장할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되면 북한의 핵무기를 둘러싼 또다른 갈등이 생길 위험이 있다. 과연 북한의 핵무기는 오크리지에 입성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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