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지영/디자인 이정선] 결혼은 일생에서 중요한 대소사 중 하나이다. 그만큼 누구나 특별한 결혼을 꿈꾸며 많은 사람들이 신랑, 신부를 축하해준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우리나라에서 결혼을 앞두고 ‘브라이덜 샤워(Bridal Shower)’ 혹은 ‘웨딩샤워’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웨딩샤워는 여자 친구들이 결혼 직전의 여성에게 줄 선물을 갖고 모이는 축하 파티로 그전부터 우리에게 익숙한 ‘총각 파티’와 비슷한 개념이다. 

그렇다면 웨딩샤워는 어디서부터 시작된 걸까? 그 유래에는 네덜란드와 영국에서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가 있다. 

먼저 네덜란드의 이야기는 이렇다. 아주 먼 옛날, 젊은 네덜란드 처녀는 착하지만 가난한 남자를 사랑했고 그와 결혼하기를 원했다. 하지만 그녀의 아버지는 이 결혼을 반대하며 만약 자신의 말을 거역한다면 지참금을 한 푼도 주지 않겠다고 선언 했다. 그러자 이 두 젊은 연인의 애틋한 사랑을 알고 있던 마을 사람들이 그들의 결혼을 염원하며 돈과 선물을 주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이 선물들이 마치 한 번에 쏟아져 내리는 ‘소나기(shower)’와 같다 여겼고 이 로부터 ‘웨딩샤워’가 유래됐다는 것이다.

영국에서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는 역사적으로도 증명된 이야기이다. 19세기 중반 벨기에의 브뤼셀에서 단체행동의 일환으로 행한 웨딩샤워가 역사상 최초라는 것이다. 초창기의 웨딩샤워는 우산이나 파라솔을 뒤집어서 선물을 담은 후에 미래의 신부에게 ‘소나기’처럼 뿌렸다는 것도 실제 있었던 일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과거 웨딩샤워가 미국에 전해질 때만 해도 상류층을 위한 파티였다. 결혼을 앞둔 여성이나 그 여성의 어머니가 사람들을 집으로 초대해 식사를 대접하며 집안의 지위나 부, 인맥을 과시하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때 선물들도 장식품, 도자기, 은식기 등이 주를 이었다. 

현재는 계층과 상관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행사로 자리잡았다. 그에 따라 선물의 양상도 달라졌지만 대개 결혼을 하고 필요한 살림 용품들을 선물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풍습이 미국 드라마를 통해 알려지면서 결혼을 앞둔 20~30대 여성들 사이에서 유행하기 시작했다. 여기서 문제는 비싼 호텔, 의상, 음식 등에 과하게 돈을 쓰며 적정 수준을 넘어서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생전 한번뿐이라는 심리를 이용한 장삿속들이 많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결혼식 당일에는 너무 바빠 친한 친구들과 사진 한 장 남기기 어려운 탓에 결혼 전 즐기는 웨딩샤워에는 공감을 표하는 사람들이 많다. 

웨딩샤워는 필수가 아니다. 그러나 예비 신부와 친구들이 결혼 전 서로 기억에 남을 만한 추억을 만들고자 한다면! 자신들의 재정 상태에 맞춰 남 보여주기 식의 웨딩샤워가 아닌 진심을 담아 결혼을 축복하는 시간을 가져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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