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유진 / 디자인 이연선] 최근 북한이 한반도 및 세계 평화에 커다란 이슈가 되면서 북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일부 마니아들 중에서는 대동강 맥주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심지어 남북 정상 회담이 이루어진 4월 27일,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대동강 맥주를 편의점에서 쉽게 접하게 해주세요’ 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대동강 맥주는 대동강 미림의 물을 원료로 사용하는 도수 5.7%의 북한 맥주로, 2002년부터 평양시 사동구역 송화동에 위치한 대동강 맥주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다. 북한은 180년 전통의 영국 어셔 양조회사로부터 설비를 인수하고 평양으로 옮겨 재조립한 뒤 대동강 맥주공장을 차렸다. 이 공장은 매월 평균 22만 2,000병의 맥주 생산이 가능한 시설을 갖추고 있어 대동강 맥주를 현재 북한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고 있는 맥주로 등극시켰다.

대동강 맥주를 우리나라에서도 구할 수 있는 시절이 있었다. 2000년대 이 맥주는 한국으로 수입되어 유통이 된 적이 있었지만 2007년 남북관계가 악화되고 가격이 갑자기 오르면서 수입이 중단되었다. 이후 한국에 남아있는 물량이 소진되면서 대동강 맥주는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따라서 대동강 맥주를 맛보고 싶다면 해외여행 시 북한 식당을 이용하는 방법 밖에 없다. 대동강 맥주는 중국에서 수입, 유통되고 있어 알코올 5%, 맥아 11%의 수출용으로 생산된 제품에 한해 만나 볼 수 있다.

수출용이 아닌 실제 북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생산되는 내수용 대동강 맥주는 총 7가지 종류로 기호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1번부터 5번까지는 맥아와 백미의 비율이 단계별로 나뉘는데 1번은 맥아의 비율이 가장 높고 5번으로 갈수록 백미의 비율이 높다. 6번과 7번은 흑맥주로 6번은 진하고 커피향이 나는 맛, 7번은 부드럽고 초콜릿 향이 나는 맛이다. 이 맥주들은 내수용으로만 판매되며 외부 반출이 불가능 하다.

한편, 얼마 전까지 같은 이름으로 판매되던 ‘파란색 라벨의 대동강 맥주’는 ‘북한 대동강 맥주보다 맛있는 수제맥주를 만들겠다’는 모토로 미켈러와 더부스가 함께 만든 한국 수제맥주이다. 이 맥주는 초록색 라벨의 북한 생산 맥주와 혼란을 줄 수 있고 대동강 물이 들어가지 않았다고 해서 ‘동’자를 ‘Censored(검열되었다)’ 스티커로 가린 채 ‘대강 맥주’로 판매 중이다.

따라서 ‘대동강 맥주’와 ‘대강 페일 에일’은 같은 제품이 아니다. ‘미주조선평양무역회사’의 박일우 대표의 말에 따르면 대동강맥주는 일반 맥주보다 약간 달콤하고 쌉쌀하며 시원한 맛이 특징이다. 이에 비해 ‘대강 페일 에일’은 단맛 없이 탄산이 강하게 느껴지고 드라이하며 패션프루츠,파인, 자몽향이 난다고 한다.  

청원에 올라온 것처럼 대동강 맥주를 남한에 들여오는 것은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아직 유엔 안보리에서 합의한 대북제제조치가 유효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으로 남북관계가 더욱 진전되고 북한이 비핵화 등 세계 평화를 위한 태도를 보여 제재조치가 풀린다면 대동강 맥주를 다시 맛볼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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