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태웅 / 디자인 이연선] 지난 3월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은 크릴새우 인류를 크게 위협할 것이라고 경고를 했다. 작은 크릴새우가 인류를 위협한다? 어떤 영문일까?

크릴새우(krill)는 몸길이 약 1~5cm의 아주 작은 해양 무척추동물이다. 생김새가 새우를 닮아 국내에서는 이름에 새우라고 붙어 있지만 사실 새우와 큰 관련이 없다. 전 세계 약 30억t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이 크릴새우는 사실 생태계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먼저 크릴새우는 여러 해양생물체들의 직간접적인 먹이다. 먹이사슬의 최하위층에 있어 대왕고래, 펭귄 그리고 작은 물고기까지도 크릴새우를 식량으로 하고 있다. 이 크릴새우들을 먹은 물고기들은 궁극적으로는 우리 인간에게 식량원이기 때문에 크릴새우가 대부분의 해양생물을 포함해 인간에게도 중요한 셈이다.

다음 크릴새우는 바닷물의 순환을 돕는다. 지금까지 인류는 해류의 순환이 염분과 수온차로만 이뤄진다고 알고 있었지만, 최근 미국 스탠퍼드대 환경공학과 존 다비리 교수의 실험결과 “크릴새우가 해류의 순환을 일부분 돕는다”고 발표했다.

그에 따르면 수만 마리의 크릴새우는 매일 깊은 수심을 오르내리는데, 이들이 무리지어 상승할 때 강력한 제트류와 소용돌이가 발생해 이 과정에서 해류가 순환하게 된다. 이 움직임을 통해 플랑크톤이 바다전체로 골고루 섞여 영양이 공급되고 탄소 또한 바다 곳곳으로 퍼진다.

이처럼 지구촌의 먹이를 책임지고, 해류의 순환을 돕는 바다의 살림꾼 크릴새우가 최근 인류에 위협이 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물론 원인은 크릴새우 때문만은 아니었다. 바로 인간이 버린 플라스틱이 문제였다.

크릴새우는 미세플라스틱을 더 작은 나노플라스틱으로 분해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크기 5mm 이하의 미세 플라스틱 알갱이를 삼킨 크릴새우는 몸 안에서 더 잘게 쪼개 78% 줄어든 크기로 다시 배출한다.

특히 미세 플라스틱은 물에 잘 녹지 않는 독성 물질과 잘 결합하는 특징을 갖고 있는데, 이를 품은 크릴새우가 해류를 순환시키는 과정에서 바다에 퍼트리면서 바다를 오염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바다에 퍼진 이 작은 알갱이는 플랑크톤과 함께 여러 물고기가 섭취하게 될 것이고 궁극적으로는 인간도 섭취하게 된다. 현재 인간은 매년 800만 t에 달하는 플라스틱 폐기물이 여전히 바다에 유입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껏 오존층 파괴, 해수면 상승 등 인간의 자연파괴가 가져다 준 결과를 보고도 우리는 같은 일을 반복하고 있다. 과연 크릴새우가 가져올 다음 결과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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