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태웅 / 디자인 이연선] 위기에서 돌아온 페이스북이 회복세로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다양한 앱들을 개발해 이목을 끌고 있다. 그중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엘프 오픈고’가 대표적이다.

엘프 오픈고(ELF OpenGo)는 페이스북에서 개발한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으로 지난 5월 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린 개발자회의(F8)에서 페이스북 최고기술책임자(CTO) 마이크 슈로퍼에 의해 최초로 발표됐다.

마이크 슈로퍼는 구글 딥마인드 ‘알파고’에 경의를 표한 뒤 “알파고가 답하지 못한 문제를 엘프 오픈고가 해결해줄 것이다”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다시 말하면 알파고 보다 뛰어난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신들이 개발한 엘프 오픈고의 수준을 점검하기 위해 페이스북은 지난 4월 22일부터 29일까지 국내 바둑기사들과의 대국을 비공개로 열었다.

초반 4연승을 거두며 산뜻하게 출발한 '엘프 오픈고'는 최철한 9단에게 5승, 박영훈 9단에게 4승, 김지석 9단에게 3승, 신진서 8단에게 2승, 총 14전 전승의 압도적인 기록을 거두며 최강 바둑 프로그램으로서의 큰 가능성을 보였다. 특히 국내 기사들의 면면을 보면 절대 만만치 않은 상대들인데다가 전승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제2의 알파고라는 별명에 손색이 없어 보인다.

한편 비공식 경기의 여세를 몰아 페이스북 측은 2016년 알파고와 이세돌 간 펼쳐진 세기의 대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와 같은 공식 경기도 추진 중이다.

만약 엘프 오픈고가 알파고처럼 한-중 최고의 바둑기사를 꺾는다면 그 다음은 알파고와의 대결이 예상된다. ‘제2의 알파고’라는 딱지를 때기 위해서는 반드시 엘프 오픈고는 알파고를 꺾어야하기 때문이다. 사상 최초로 벌어지는 바둑 프로그램 간의 대결인 셈이다.

하지만 인간의 입장에서 사람이 아닌 알파고 대 엘프 오픈고의 대국은 마냥 기쁜 일만은 아니다. 이는 인간의 영역이 점차 사라지는 현상을 눈으로 체험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알파고에 이어 엘프 오픈고까지, 기술의 발전에 신기하고 놀라운 한편 씁쓸함을 감출 수 없는 건 왜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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