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지영 / 디자인 최지민] 삼성증권의 한 직원이 우리사주 배당 입력창에 1주당 1000원을 넣어야 하는 것을 1000주로 잘못 적는 일이 발생했다. 그리고 일부 증권사 직원들이 회사에서 주식을 회수하기 전 자신의 계좌에 들어온 공짜 주식을 파는 도덕적 해이가 일어났다. 

삼성증권 ‘유령주식’ 사태로 불리는 이 사건의 시작은 한 직원의 ‘손가락 실수’에서부터였다. 증권 시장에서는 이를 가리켜 ‘팻 핑거(fat finger)’라고 말한다. 팻 핑거란 증권을 매매하는 사람의 손가락이 자판보다 굵어 증권 매매 시 주문 정보를 실수로 입력한다는 뜻이다.

삼성증권 사태 외에 팻 핑거가 일어난 사례는 국내외로 존재한다. 지난 2010년 5월 미국의 한 투자은행 직원이 100만 단위의 거래를 10억 단위의 거래로 잘못 누르는 바람에 15분 사이에 다우-존스평균주가가 9.2% 하락한 일이 발생했다. 이 사건은 ‘갑작스러운 붕괴’ 즉 ‘플래시 크래시(Flash Crash)’ 사건이라 불린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13년 한맥투자증권 직원이 옵션 가격 계산 프로그램 잔여일을 365일이 아닌 0일로 잘못 입력하면서 옵션가격이 급격하게 하락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이로 인해 한맥투자증권은 약 460억 원에 달하는 손해를 봤으며, 결국 2015년 파산하게 되었다.  

이러한 사건들 때문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금융시장이 짧은 시간에 큰 변동성을 보이면 팻 핑거에 의한 현상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팻 핑거를 막을 방법은 없을까?

국내에서는 팻 핑거를 방지하기 위해 주문 실수로 대량 착오매매가 발생했을 때 일괄 취소할 수 있는 ‘킬 스위치(kill switch)’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즉 착오 주문이 발생했을 때 증권사가 신청할 경우 거래소가 해당 계좌의 미체결 호과를 일괄 취소하고 추가 호가 접수를 차단하는 방식이다. 이밖에 ‘대규모 착오매매 구제 제도’도 시장 가격과 괴리가 큰 가격으로 만들어진 대규모 착오 매매에 대해 증권사가 신청할 경우 거래소 직권으로 구제하는 제도이다.

최근에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신기술인 블록체인 시스템을 증권시장에 도입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블록체인은 가상화폐로 거래할 때 생길 수 있는 해킹을 막기 위한 기술로, 증권 시장에 도입하면 주가 급/등락 시뿐 아니라 거래량 급/등락 시에도 중단이 가능해진다.

하지만 증권 거래시스템의 개선이 팻 핑거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수는 없다. 이번 삼성증권 사태에서도 볼 수 있듯 사람의 욕심은 더 큰 잘못된 결과를 초래한다. 내부 통제 문제와 도덕적 해이를 해결할 방안 또한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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