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지영 / 디자인 이정선] 몸이 아파 병원을 찾았을 때 대기 환자가 많으면 30분이고 1시간이고 대기시간이 오래 걸릴 때가 있다. 하지만 정작 진료는 5분 남짓 짧게 보고 끝나다보니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며 불만을 표출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렇듯 우리나라 평균 병원 진찰 시간은 3~5분 남짓이다. OECD 내 11개 국가 평균 진찰 시간이 17.5분인 것으로 보아 이에 현저히 못 미치는 시간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고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보건복지부는 ‘상급종합병원 심층진찰 수가 시범사업’을 시행하였다. 

심층진찰 시범사업은 그동안 짧은 진찰 후 검사 실시라는 방식에서 벗어나 15분 정도 진료를 볼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는 중증/희귀 질환자(의심환자)를 대상으로 진찰(초진)하여 병력, 투약, 선행 검사 결과를 충분히 확인해 추가적인 검사 필요성 등을 결정하도록 돕는다. 

그간 상급종합병원에서는 병의 경중에 상관없이 동일 진찰료 수가를 적용해왔는데, 이는 시간과 노력이 덜 드는 경증 진료에 유리한 구조라 중증 질환에 대한 심층진찰이 이뤄지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 따라서 환자의 중증도와 종별 기능에 맞게 적정 진료가 이뤄지도록 상급종합병원 심층진찰 시범사업을 추진키로 한 것이다.

‘15분 진료 시범사업’이라고도 불리며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19개 상급종합병원을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리고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오는 5월 중으로 동네의원으로까지 심층진찰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한다. 더불어 현재 초진 진료비는 1만4860원(환자부담 4450원)인데, 15분 진료가 도입되게 되면 초진이 2만6000원(환자부담 7800원)으로 오를 전망이다. 또한 그간 진료 예약이 필수가 아니었으나 15분 진료를 원하는 환자는 진료 예약도 필요하게 된다. 

보건복지부는 우선 외과, 정형외과, 신경외과, 산부인과, 비뇨기과 등 의원급 의료기관의 척추, 어깨, 자궁근종, 전립샘(선), 갑상샘(선) 등의 질환 진료에 15분 진료를 도입할 방침이다. 내과는 협의를 마치는 대로 구체적 계획을 확정할 계획이다.

심층진찰은 의사와 환자가 충분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치료계획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해 불필요한 검사를 줄이고 이로 인해 추후 필요 없이 발생하게 될 환자의 의료비 지출을 줄일 수 있다는 긍정적 효과가 있다. 

하지만 심층진찰의 질이 따르지 않으면 수가만 올리는 셈이라는 것과 환자들의 대기시간이 더 길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따라서 심층진찰이 긍정적 효과를 얻기 위해서라면 진료시간 동안 환자가 얼마큼 만족했는지 최소한의 의료서비스 질을 평가할 수 있는 지표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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