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 빌 코스비(80)는 미국의 유명 코미디언으로 스탠드업 코미디에서 크게 성공하고 단란한 흑인 가정의 이야기를 담은 시트콤 ‘코스비 가족’으로 1980~1990년대 미국의 ‘국민 아버지’로 사랑을 받던 인물이다. 

그러나 그렇게 사랑 받고 존경을 받던 인물이 최악의 성추문에 휩싸이더니 결국 남은 여생을 감옥에서 보내게 되었다. 그의 성폭행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었기 때문이다. 

미 언론은 펜실베이니아 주 몽고메리 카운티 배심원단이 현지시간으로 26일 재판에서 코스비의 성폭행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고 전했다. 이로써 코스비는 세 건의 성폭행 혐의에 대해 각 징역 10년형까지 받을 수 있어 고령을 감안할 때 여생을 감옥에서 보내게 될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 

코스비 (코스비 쇼)

코스비는 지난 2015년 수십 년 동안 수십 명에 달하는 여성에게 진정제 등을 먹인 후 성폭행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성폭행을 당한 여성들은 20대부터 80대로 다양한 연령대였으며 직업 역시 슈퍼모델, 웨이트리스, 언론인 등 다양했다.

이에 지난 2015년에는 뉴욕매거진이 슈퍼모델 제니스 디킨슨 등 당시 코스비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며 고소한 피해 여성 46명 중 35명의 인터뷰를 30페이지에 걸쳐 실었고 이들의 사진을 표지로 장식해 큰 화제를 일으키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의 고소는 코스비에게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이들의 고소건 중 대부분이 공소시효가 지나는 등 법으로 처벌할 근거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004년 코스비의 모교인 템플대학 여자농구단 직원이던 안드레아 콘스탄드가 당한 성폭행 사건은 지난해 공소시효 만료 직전에 기소될 수 있었고 결국 재판대에 섰다. 

그의 재판은 작년 6월 배심원단이 결론을 내리지 못해 심리 무효로 종결됐으나 검찰의 재심 요청으로 이달 초부터 2차 재판이 시작됐다. 2차 재판에는 코스비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들이 코스비가 준 약이나 술을 먹고 의식을 잃었다는 증언을 일관되게 함으로써 코스비는 벼랑에 몰렸다. 

결국 재판 후 배심원단은 증언을 모두 들은 후 이틀간의 고심 끝에 코스비의 유죄를 판단했다. 

코스비 측은 해당 사건들이 모두 합의에 의한 성관계였고 줬던 약도 알레르기 약일 뿐이라고 주장했지만 인정되지 않았다. 

알려진 피해자만 60여명이 넘는 코스비 성폭행 사건. 코스비의 피해자들은 코스비가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언론을 통제해 감히 건드릴 수 없는 존재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소셜미디어가 활성화 되고 미투 운동 등 여성 피해자들의 권리 구제 운동 등이 활발하게 되면서 ‘국민 아버지’의 가면을 쓰고 있던 추악한 성 범죄자의 민낯이 드러나게 되었다. 

주말 아침이 되면 따뜻하고 정겨운 웃음이 있었던 시트콤 ‘코스비 가족’. 그 그리웠던 추억이 한 순간에 추악한 기억이 되고 말았다. 우리는 어떻게 보상을 받을 수 있을까?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