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한 마을에서 벌어지는 끔찍한 대형 살인사건. 이는 몇몇 스릴러 영화의 소재로 참혹한 영화의 내용답게 보는 이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고 손에 땀을 쥐게 한다. 그런데 이 같은 사건이 한국의 한 마을에서 벌어져 세간을 놀라게 했다. 마을 축제때 함께 먹을 30인분 음식에 살충제 성분의 농약을 넣은 60대 여성이 구속된 것.

지난 23일 경북 포항남부경찰서는 마을 주민이 함께 먹으려던 음식물에 농약을 넣은 혐의, 즉 살인미수로 A씨(68세, 여)를 구속했다. 이유는 주민들이 자신을 무시하는 것 같아서 홧김에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픽사베이]

경찰에 따르면 수산물 축제가 열릴 예정이었던 지난 21일 새벽 4시40분. 어둠이 채 가시기 전 포항 남구 한 마을 공동작업장에서는 수상한 그림자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A씨가 주민이 함께 점심식사로 먹으려고 끊여놓은 고등어탕에 농약(살충제) 20ml를 넣는 엽기적인 행동을 저지른 것이다. 주민들은 고등어탕을 2개의 양은솥에 끓여놨는데 A씨는 그 중 1곳에 살충제를 넣었다.

A씨가 농약을 부은 고등어 탕은 전날 저녁 한 주민이 축제를 준비하기 위해 20~30인분 대용량으로 끓여 놓은 음식이었다. 다행히 A씨의 행각이 있은 후 아침 식사를 준비하던 주민 B씨가 국에서 이상한 냄새를 맡고 맛을 본 바람에 범행이 들통 났다. B씨는 농약 냄새가 나는 것을 수상하게 여겨 조금 맛을 본 뒤 구토 증세를 보였고, 그 후 국을 삼키지 않고 뱉어내 다행히 B씨는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B씨에 의해 농약이 든 국 사실을 알아챈 주민들은 경찰에 이 같은 사실을 신고했다. 그리고 신고를 받은 경찰은 탐문수사와 주변 폐쇄회로(CC)TV, 자동차 블랙박스 영상 등의 분석을 거쳐 지난 21일 오후 A씨를 붙잡았다. 경찰은 A씨 집에서 남은 농약과 범행에 사용한 음료수 병을 확보해 분석한 결과 음식물에 넣은 농약과 같은 성분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A씨가 이 같은 엽기적 살인미수 범행을 벌인 동기는 ‘자신이 무시받는다’라고 느껴서인 것으로 드러났다. A씨가 최근 마을 부녀회장직을 그만둔 뒤 주민들이 모여 음식을 만들 때도 부르지 않아 무시당하는 것 같아 감정이 상해 범행을 저지른 것. 경찰 관계자는 그 배경에 대해 “A씨가 마을 부녀회장직을 그만둔 후 새로 선출된 부녀회장과 사이가 좋지 않았다는 소문이 있다”며 “A씨가 ‘왕따’를 당했다는 말도 돌고 있어 사건과 관련이 있는지 탐문 중”이라고 밝혔다.

자칫 마을 주민의 상당수가 목숨을 잃을뻔 한 아찔했던 이번 사건. 다행히 한 주민이 발견해 최악의 상태는 면할 수 있었지만, 해당 마을은 물론 대한민국 전체에 불신의 벽은 또 한 뼘 높아지게 되었다. 세대와 나이를 막론하고 ‘갈등’은 탄산음료 속 가스와도 같아 자극이 더해지면 언젠간 뻥하고 터지게 마련이다. 지금 주변에 점점 부풀어가고 있는 갈등은 없는지 모두가 돌아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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