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지영/디자인 최지민] 스마트폰 사용이 일상화 되면서 장소와 상황을 가리지 않고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특히 길거리에서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는데 이들을 가리켜 스마트폰 좀비, ‘스몸비’라고 부른다. 어깨를 축 늘어트리고 주변 상황은 살피지 않은 채 위험천만하게 걷는 모습이 좀비 같다고 해 생긴 신조어다. 

스몸비족은 청소년들부터 50대 이상의 연령층에서도 늘어나고 있다. 일반적으로 사람의 평소 시야 각도는 평균 120~150°지만 스마트폰을 볼 때는 10~20°로 급격히 줄어든다. 또한 스마트폰을 볼 때 주변 소리를 알아채는 거리가 어느 정도인지 알기 위한 실험을 해 본 결과, 평소에는 평균 14.4m였으나 스마트폰을 보며 걸은 참가자 15%는 5m 내의 소리도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알 수 있듯이 스몸비족은 보행자끼리 부딪히는 사고가 빈번함은 물론 주위 차량을 보지 못해 일반 보행자보다 사고를 당할 확률이 70% 이상 높다. 이를 줄이기 위해 경찰청에서 ‘바닥 신호등’ 도입 검토에 나섰다. 

바닥 신호등은 횡단보도의 점자블록 부근 바닥에 매립되어 LED 전구가 빛을 내는 형태다. 폭 10cm의 긴 막대 모양으로 자리하고 있으며 방수가 되는 플라스틱 재질로 만들어졌다. 보행자 신호등이 녹색과 적색으로 바뀜에 따라 바닥신호등도 같이 바뀌며 신호가 얼마 남지 않았을 때는 깜박 거리기도 한다.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더라도 신호등 색의 변화를 알리려는 것이다. 

바닥 신호등은 지난 1월 대구를 시작으로 수원, 양주 등에서 시범 설치되고 있다. 시범 운영 기간 동안 신호 준수 등에 효과가 있는지 분석한 뒤, 효과가 입증되면 오는 9월 정식 신호 장치로 인정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의 시범 운영 결과 나타난 문제점으로는 바닥 신호등의 밝기가 낮에는 눈에 띌 정도로 밝지 않아 별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경찰은 관련 기술을 보완하겠다고 밝혔으며, 이밖에 신호등의 길이, 설치 위치 등도 다양하게 시도해 표준규격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한다.

바닥 신호등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네덜란드 서부의 보데그라벤 시, 싱가포르, 캐나다 멜버른, 독일 아우크스부르크 등에서도 시행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스몸비 문제를 막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보행자의 안전을 위해서라면 돌아다니면서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시켜야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를 강제하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때문에 자발적인 보행자 스스로의 안전 수칙 준수와 바닥 신호등의 스몸비 족의 사고 예방 효과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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