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지영 / 디자인 이연선] 우리나라 토종개하면 가장 많이 떠올리는 것이 진돗개, 혹은 삽살개일 것이다. 그런데 여기 이름이 생소할지도 모르나 엄연히 토종개로 인정받는 개가 있다. 바로 ‘경주개 동경이’다.

동경이는 진돗개보다 온순하며 꼬리가 짧거나 없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개가 반가움을 표할 때 꼬리를 흔드는데 동경이는 꼬리가 짧아 엉덩이를 흔들거나 혓바닥으로 반가운 대상을 핥는다. 귀는 쫑긋하게 앞을 향하고 있고 코는 대개 검은색이다. 발가락은 촘촘하게 모여 있으며 근육이 잘 발달되어 있다. 표준 동경이는 평균 키(어깨 높이)가 44~50cm, 가로 몸길이52~55cm, 몸무게 14~18kg으로 진돗개보다 약간 작다. 털색은 황색, 흰색, 검은색, 검은색과 황색의 얼룩무늬 등이 있다.

동경이의 이름 ‘동경’은 고려 시대 때 경주를 가리키는 말로, 경상북도 경주시 일대에서 길러오던 우리나라 토종개이다. <삼국사기>, <동경잡기>, <증보문헌비고>를 비롯해 10여 편의 옛 문헌에 따르면 5세기경부터 경주 지역에서 사육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문헌 기록상 우리나라 토종개 중 가장 오래된 개로 알려져 있다. 문헌기록 외에도 5~6세기 신라 고분에서는 동경이가 토우(土偶, 사람이나 동물 형상을 본떠 만든 토기)로 발굴되는 등 역사와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 때 일본군이 전쟁 물자를 위해 개 가죽 수집을 시작하며 동경이는 많은 죽임을 당하였다. 이뿐만 아니라 사람들 사이에서 동경이가 꼬리가 짧거나 없는 탓에 이상한 개로 불리는 등 재수가 없다하여 죽임을 당하기도 하였다.

그러다 1930년대 동경이는 경주 주변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이후 시간이 흘러 동경이를 멸종 위기에서 살리고자 2005년부터 서라벌대학교 부설 동경이보전연구소에서 기존 문헌자료를 바탕으로 연구와 조사를 하기 시작하였다. 2008년 2월에는 동경이의 외형과 유전형질의 1차적인 특성을 일부 확인하고 품종 표준화 작업 및 계통번식을 실시하였다. 그리고 그 해 6월에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선발된 동경이를 시민들에게 공개하였다. 2010년에는 한국애견협회로부터 진돗개, 풍산개, 삽살개에 이어 한국견 제4호로 등록인증을 받고 2012년 11월에는 진돗개, 삽살개에 이어 토종개로는 세 번째로 천연기념물 제540호로 지정되었다. 2014년에는 동경이 복제에 성공하였다.

사람과 친화력이 좋고 기질이 온순하며 복종심이 강한 동경이는 올해부터 경주 외 전국에 분양이 결정되었다. 기본 분양 조건은 꽤 여러 가지가 있다. 먼저 쾌적한 환경에서 다른 견종과 섞이지 않게 동경이만 키울 수 있어야 하고, 동경이를 분양받은 경우 협회에서 매년 실시하는 동경이 품평회에 필히 참석해야 한다. 그리고 동경이에 대한 정보와 관리법 등의 교육을 들어야 한다.

또한 협회에서는 동경이 혈통관리를 위해 분양된 후 교배할 때가 되면 교배대상을 직접 결정해 근친교배 등을 막을 예정이며, 동경이에게 0.5cm 크기의 마이크로칩을 내장해 번호도 부여한다.

우리의 민족성을 간직한 우리나라 가장 오래된 토종개, 동경이. 1년에 20마리 내외로 분양이 계획되어 있지만 조금씩 이런 활동이 늘어 동경이가 사람들 사이에서 많이 알려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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